기자의 일상2008.11.05 16:55

난 참 운이 좋다.

기자가 되자마자 사상 초유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경제기자로써 몸소 느꼈다.
이걸 공부로 했다면 1년은 걸렸을 일.

그리고 또 입사 3개월이 되자마자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삼성물산 기자실에서 이 내용을 보고 있었다. 선배들은 모두 '이것이 산업 및 국내 정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난 수습이라 그런 부담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울 수 있었다.

역시 난 참 운이 좋은가보다.

왠지 흡연실 한구석에서 몸이 끓어오르는 듯 한 감동을 느끼며 눈물이 찔끔 나왔다.

난 오바마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200년간 44대 대통령을 거치면서 첫 흑인 대통령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내겐 감동적이었다.

그가 결정적인 실정을 하지 않는 한 나는 그의 존재가치가 미국 역사상 가장 길이 남을 장면중 하나일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한국도 기적은 있었다.

즐겨보는 블로그 중 하나인 미디어토씨에 '한국에도 오바마가 있었다. 잠시...' 처럼 고졸출신 노무현도 비주류였다.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2010215?RIGHT_BEST1=R3

현 대통령 이명박도 '보수'를 자임하고는 있지만 평범한 고학생, 자수성가형 대통령이다.

근데 실상을 보면 원래 사실 우리나라에는 정치, 재벌귀족 4대가 없다. (광복, 6.25를 거치며 워낙 많은 부침을 겪어서) 이제 막 3대들이 생겨나고 있을 뿐. 아직 상하계층이 고착화되지 않았고, 일일히 벌어지는 일들에 변혁이라고 하기엔 너무 짧은 기간이었다.

어차피 뿌리없는 것들끼리의 아웅다웅인 것이다ㅋㅋㅋ
(오해하지 마시길...대한민국의 역사는 반만년이고, 나는 그런 우리 나라를 누구 못지않게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은 민주주의 역사 200년에 부시같은 정치귀족들이 있고, 대를 이은 경제귀족들이 있다. 일본의 경우 더 심하다. 그 핏줄이 사실일지는 심히 의심스럽지만 천년이나 된 귀족집안 후지와라씨가 대를 이어 정치를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드디어 영영 이뤄질 것 같지 않았던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그냥 감동적이었다.

50년 뒤 역사책이 지금 발간한다면 미리 사서 이 감동을 다시한번 느끼고 싶은 심정이다.

Posted by 김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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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맞습니다, 감동 그자체였습니다. 트랙백 보내드립니다.

    2008.11.05 18: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