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야기2012.04.01 01:06

 

‘이명박 정부가 왜 욕을 먹나요. 뭘 잘못했나요.’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봤습니다. 생각해보니 역대 모든 정부는 정권 말년에 대개 욕을 먹었죠.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하야, 최장기간 대통령 박정희는 암살, 이후 전두환ㆍ노태우는 옥살이, 김영삼은 IMF, 김대중ㆍ노무현도 레임덕을 피해가진 못했었죠. 노무현은 결국 스스로…. 이렇게 놓고 보면 이명박만 잘못했고, 나쁜 놈이고, 하야 할 거란 맹목적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되죠. ‘그냥 원래 임기 말부턴 욕 먹는다’는 공식에 따르면 ‘그 역시 잘못은 했지만 역대 대통령보다 더 잘못한 건 딱히 없다’는 얘기가 되겠죠. 누군가 위 질문에 비리와 실책을 나열했더군요. 하지만 비리? 실책? 누구나 완벽할 순 없고, 또 완벽하지 않았잖아요.

변호 아닙니다. 전두환ㆍ노태우마저 공과를 구분해 인정하는 저지만, 이명박 정부가 역대 최악 중 하나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체감할 수 있습니다. 아직 역사가 증명하진 않았지만 맥은 짚어볼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현 정부의 잘못을 얘기해 보겠습니다.

1. 노무현의 죽음

전직 대통령의 검찰 비리 조사, 그리고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데 대해 직접적인 살인죄를 적용할 순 없죠. 하지만 전직 대통령을 간접 살인한 나쁜 선례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김영삼 때도 전두환, 노태우를 감옥에 집어넣었습니다. 하지만 그 죄상의 정도가 크게 달랐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예우 차원에서 턱없이 빠른 기간 내 사면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촛불집회의 배후에 노무현이 있다’는 단정 속에 전직 대통령을 탈탈 털었습니다. 사사건건 그를 트집잡았습니다. 그 방식 또한 검찰과 언론을 이용, 비열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2. 민주화의 역행

전직 노무현 정부도 말 많았죠. 하지만 권력 분립이라는 측면에선 확실한 역할을 해 냈습니다. 국정원, 검찰, 언론…. 대통령의 수족이 돼 움직이던 조직들을 권력과 따로 노는 독립 조직으로 인정해줬죠. 물론 그걸 ‘권력으로부터 팽 당했다’고 생각한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노무현을 옥죄는 데 사용하고 말았지만.

이명박은 이걸 원상태로 돌렸습니다. 아니, 더 공고히 했습니다. 청와대는 다시 초법적 권력기관으로, 국정원과 검찰은 심복기관으로 만들었습니다. YTN, MBC, KBS…. 유력 매체 사주는 그에게 아부하는 사람들로 채웠습니다. 입맛에 맞는 조중동매경연합엔 종편 혹은 경제보도 채널을 선물로 줬습니다. 덕분에 노무현이 먹던 욕의 10분의 1도 안 먹습니다. 기성 언론에서만은. 오죽하면 사람들이 ‘지하방송’ 격인 나꼼수에 열광할까요. 이명박,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잊은 듯 합니다. 뭐, IT엔 별로 관심이 없으시니.

측근비리? 민간인사찰? 이런 건 빙산의 일각이라 생각합니다. 어제 민간인 사찰을 놓고, 민주당하고 청와대가 '노무현 때가 더 많았다, 아니다 물타기다' 싸우더군요. 문제는 여기서 민간인이 누구냔 거죠. 사찰은 물론 있을 수 있습니다. 말이 좀 무서워서 거부감이 드는데 비리 잡는 것도 사찰, 간첩 잡는 것도 사찰입니다. 다만 그 목적이 문제죠. 추정컨데 두 정권의 속성상 노무현은 비리 잡는데, 이명박은 반대파 잡는데 주력했겠죠. 그렇지 않나요.

3. 재벌과의 유착

기업민주화도 역행했습니다. 정권 초기 금산분리법을 폐지한 게 대표적이죠. 이건희와의 평창 동계올림픽 빅딜, 각종 대기업 규제 해소도 있고. 재벌이 편법적 3~4세 승계를 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그래놓고 공정위다 뭐다 활동하면 뭐 합니까. 어차피 대기업 직원한테 막히는데. (삼성이 공정위 직원을 막고 모든 자료 폐쇄한 것.. 알고 계시죠?)

4. 비일관적인 정책

대기업 규제를 풀면 뭐합니까. 그네들은 그냥 좋아라 할 뿐이었죠. 정부를 안 도와주는데. 정부 위에 군림하려 하는데. 이명박도 배신감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본인의 인기마저 떨어지니….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대기업 조지기로 탈바꿈했죠. 요컨대 현 정부는 대기업의 뼈대와 근육은 키워주고 이제사 살점을 떼 가는 승냥이가 된 셈입니다. 기업의 경영활동에 가장 중요한 정치적 안정성, 정책의 일관성을 잃었습니다. 편 들려면 끝까지 ‘윈윈’하시던지….

행정부의 조직도 오락가락했다죠. 작은 정부를 주창, 조직축소를 단행했으나 그 행정조직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거나 각종 위원회의 난립으로 더 복잡해졌다는 게 이전 정부 관계자의 비판입니다. 일일히 대조해 본 건 아니지만, 대기업 정책의 비일관성을 보면 일단 그렇게 보입니다. 아쉬운 건 그 와중에도 IT와 과학은 끝끝내 찬밥 신세였다는 점. 미래산업과 국가산업의 근간을 경시했다는 건 그의 큰 정책적 실책 중 하납니다.

5. 4대강

추측컨데 4대강은 그 효용가치보다는 공사, 그 자체에 목적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현대건설 CEO 출신인 그는 건설불경기를 두고볼 수 없었겠죠. 게다가 표도 의식했고, 4대운하든 4대강이든 뭐든 건설경기 부양을 했어야 했으리란 게 제 생각입니다. 이미 공사는 마쳤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라 추측할 수 밖에 없지만, 10조원이 넘는 세금이 들어간 그 공사가 20~30년 후 환경적 측면에서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두렵습니다. 그럼에도 건설경기는 여전히 불황이죠. 고속성장 때와 다른 게 당연합니다.

확대해석하면 이 정권은 정권획득 자체가 목표였지 국가 발전이나 그 어떤 가치 창출을 위한 게 아니었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현대건설 사장, 국회의원, 서울시장, BBK 사장, 그의 성과지향적이었던 과거 발자취가 이 같은 의혹을 더 키웁니다.

실제 터키 원전수주, G20 정상회의, 핵안보 정상회의…. 홍보만 있고, 구체적인 실적은 없습니다. 청계천, 버스전용차선이 여전히 그가 이룬 사회적 최대 성과인 것 같습니다. 당 차원의 문제이긴 하지만 뉴타운 공약은 또 얼마나 허구였습니까.

6. 뭘 이뤘나

5년 내 무슨 엄청난 일을 해 낼 수 있겠냐마는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역대 정권은 저마다 의의가 있습니다. 피로써 만들어진 전두환 정권 때도 사상 최대의 경제발전, 경기호황을 누렸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미숙했다는 노무현 때도 한 단계 발전한 민주화를 그렸다는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 때를 돌아보면 무슨 의미가 있었나요. 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과 청와대로의 권력 집중. 재벌권력 강화 정도일까요. 아, 모국가인 미국과의 관계회복도 들 수 있겠네요. 대신 대북관계를 잃었지만.

단 747공약이 허구였다는 건 가혹한 비판입니다. 정권 1년차 말기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747이란 숫자를 맞추려 했다면 파탄에 이르렀을 수 있겠죠.

하나 떠오르네요. 한EU FTA와 한미FTA 체결 및 발효.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한국이 수출주도형으로 가야 한다는 기본전제는 변함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내수시장만으론 너무 작아요. 아마 민주적인 절차를 따졌다면 노무현 때처럼 역풍만 맞고 실제 발효까진 이르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비판적이더라도 이 점만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성장에 발맞춰 문화수출국가가 된 것도 이번 정권 내 가시화 한 기쁜 소식이겠죠.

요약하면 민주화를 포기한 대신, 권력을 최대한 중앙집권화 해서 경제성장에 집중한 게 현 정부의 정체성이겠죠. 물론 ITㆍ과학부문은 열외, 공약 중 하나였던 한국의 아시아 금융허브화는 2008년 말 금융위기로 유야무야된 게 오히려 다행이고.

유권자들이 직접 사기를 친 건지는 확인된 바 없으나 금융사기를 쳤던 회사 BBK의 실소유주, 이명박 씨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 어떠십니까.

전 당시 민주화에 좀 더 힘을 실어줬으면 했던 바람이 있었더랬죠. 노무현 정부의 미숙함, 급진적 민주화, 진보세력의 자멸이 초래한 결과지만 이명박 정부로의 교체가 결코 곱게 보이지만은 않았답니다. 결과 역시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고요.

덧붙이면 당시 정동영 후보도 싫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개인적 호불호는 이념을 떠난 문제죠. 정동영. 이번 총선에서 강남 지역에 총대를 맸죠.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 “정동영이 달라졌어요”라고 하네요. 하지만 아직 노무현을 배신하던 때 그 기회주의적 모습이 너무도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는 모쪼록 진보-보수 모두 좋은 후보를 내세워 절 좀 고민하게 만들어 줬으면 합니다.

7. 올해 총선·대선에 대해

선거철인 만큼 한 마디 또 덧붙이죠. 올해 총선과 대선의 화두는 복지죠. 진보ㆍ보수 모두가 한 목소리를 냅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시대의 요구겠죠. 다만 똑같아서야 다소 헷갈립니다. 차이점을 요약해볼까요.

박근혜 원톱이 내세운 ‘보수의 복지’는 큰 틀에서의 변화라기보다는 수혜적인 복지의 취지가 큽니다. 잘 사는 사람은 잘 살되 못 사는 사람을 절박한 곳까지 몰고가진 않겠다는 정도. 물론 정치ㆍ경제적인 민주화까지 가긴 어려울 겁니다. 대신 이명박 정권과 같이 목적달성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죠. 대신 부패한 정도가 줄진 않겠지만.

일단은 문재인이 유력한 ‘진보의 복지’는 큰 틀에서의 변화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급진적인 진보와의 통합, 이른바 야권통합 때문에 한미FTA 폐지 같은 얘기도 있지만 현실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하지만 다른 부문에선 상당 부분 급진적 변화가 예상됩니다.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이 동등한 출발선에서 겨루는, 기회의 균등에 초점을 맞추겠죠. 단 정치민주화로 인해 목적달성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국민의 당장의 필요’와는 무관한 정책이 나올 수도 있고요. 노무현 정권 때 그랬듯. 대신 부패한 정도는 줄겠죠? 물론 마냥 청렴결백할 수만은 없겠지만.

자, 여러분의 선택은?

신고
Posted by 김형욱
책을 읽고2012.03.30 08:34

 

-봉하일기. 노무현 외 지음. 김경수 엮음. 2012년. 부키.

어제 오후. 출장 가는 길에 책을 다 읽었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 마침 옆에 앉은 선배가 자신이 정치부로 파견을 가 봉하를 찾아 노제를 지내던 때를 말한다. 이 책을 보여줬다. 선배는 말했다.

“아…. 이 책. 보면 또 눈물 날 것 같은데….”

맞다. 봉하일기는 그런 책이다. 2008년 ‘노간지’를 기억하고 있다면 대개는 눈물이 돌 것이다. 나처럼. 가서 본 사람은 오죽하랴.

책 자체는 ‘전원일기’를 보는 듯 하다. 총 16편의 일기. 노무현이 봉하마을 방문객에서 했던 얘기, 홈페이지에 썼던 글, 농사꾼으로 변신했던 비서관들의 마을 탐방기가 16차례 이어진다.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하루에 5~6차례 방문객을 맞았던 그의 말을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올린 까닭에, 읽고 있노라면 어느덧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장군차를 심는다. 마을 환경봉사 활동에 나선다. 오리농법을 이용한 농사에 나선다. 마을의 명물 봉화마을을 소개한다. 진짜 시골 할아버지다. 워낙. 많은 사람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는 통에 마음껏 나다닐 수 없다는 점이 다르지만. 마을 아지매들의 증언이 이어진다.

책 속, 깨알같이 많은 사진이 그 때의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전한다.

씨발. 정치 얘기도 한다. 가끔. 민주주의 2.0이란 사이트 만드느라…. 그걸 정치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2008년 연말. 이명박 대통령이 기록물 등을 걸고 넘어진다. 편지를 쓴다. 이후 노무현의 공식 발언은 사라진다. 검찰 조사가 시작된다. 시골 노인네는 ‘아방궁에 사는 전직 대통령’으로 변모한다. 마치 요트가 취미인 변호사가 월간조선에서 ‘호화 요트’를 가진 귀족 노동변호사로 변모했듯.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어쩔 수 없는 정치인, 전직 대통령이 시골 노인네를 가장해 '정치'를 했다는 시각. 이명박의 시각. 잘못한 게 있어 받은 검찰 수사라는 시각. 그리고 자살로 모든 잘못을 덮었다는 시각. (노무현 측근이) 그런 상황을 배제한 채 이 책으로 모든 잘못을 덮고, 이번 총선에서 이득을 보려 한다는 시각.

하지만 내 상식으론 받아들일 수 없다. 그 시각들. 그만큼 약자를 위해 노력한 대통령이 있었는가. 미숙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지만. 그만큼 깨끗했던 대통령이 있었는가. 약간의 흠결은 있었다 하더라도. 진짜 나쁜 놈은 안 죽는다. 수치심도 없기에. 떡검의 요란한 정권 꼬리치기, 새누리당당의 '우린 이명박이 아니다, 우린 한나라당이 아니다' 물타기도 역겹다.

무엇보다 전직 대통령의 귀농이란 아름다운 선례를 남일 기회를 우린 잃고 말았다!

그저 한 시골마을 이야기다. 그런데 분노가 치미는 건 어쩔 수 없다. 불의를. 지켜보고만 있는 스스로에 화가 난다. 눈물이 핑 돈다. 편파적인 시각이라 해도 별 수 없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나는 어떤 의미에서든 이명박을 용서할 수 없다. 검찰을 용서할 수 없다.

그의 봉하마을 농촌부흥 사업은 여전히 잘 진행되고 있을까. 노간지가 그립다.

신고
Posted by 김형욱
책을 읽고2012.01.13 09:44

-문재인의 운명. 문재인. 2011. 가교출판.

 

'운명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 중 한 글귀다. 그의 일생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들의 운명이 결정됐다. 문재인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안철수 원장이 대세론에 앞서 야권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로 거론됐다. 그가 자청타청 본인의 운명과 그가 반평생을 걸쳐 함께 해 온 노무현의 운명을, 운명이라는 이름의 책으로 풀어냈다.

 

그 날 아침. 토요일 새벽. 나도 기억하고 있는 그 날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유 모를 눈물이 쏟아지려 했다. 올해 두 주인공, 반 이명박과 친 노무현의 기치를 내건 선거가 시작된다. 이 또한 운명일 터.

 

눈물을 닦고. 한 달음에 읽어 내려갔다. 북한서 맨몸으로 넘어온 가족의 어린아이. 데모하다 감옥까지 간 법대생. 그래도 사법고시는 합격한 수재. 그가 문재인이다. 당시 사시 합격자가 으레 그렇듯 판사가 되려던 그는 데모 경력으로 의외로 임용에 탈락, 고향인 부산에 내려간다. 변호사 사무실이나 차릴 요량으로. 그리고 독특한 인권변호사 노무현을 만난다. “그와의 인연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문재인은 그와 함께 변호사사무실을 꾸려나간다.

 

“인권사범을 몇 건 맡다 보니 인권변호사란 이름이 붙었고, 인권과 관련한 사건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났다. 그만큼 돈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었다.

 

보통의 선의와 상식을 가진 그네들의 옛 얘기. 문재인은 담담히 토로한다. 노무현이 본격 정치판에 뛰어든 이후 때론 같이, 때론 떨어져서 둘의 동행을 이어간다. 노무현은 결국 대통령이 된다. 문재인도 운명처럼 청와대에서 일하게 된다. 5년 임기 중 4년 가까이 여러 직책을 맡는다.

 

“변호사 때보다 돈은 적게 벌었다. 부산 집을 팔고 나니 서울에 전셋집 하나 잡기 어려웠다. 반대로 일에 대한 압박은 너무 컸다. 쉬고 싶어 1년 만에 퇴직을 요청하고, 무작정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그는 청와대 시절 느낀 이모저모를 이 책을 통해 말한다. 한미FTA 추진, 이라크 전쟁 파병 등에 대한 진보의 완고함에 아쉬움을 표한다. 또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한 더 나은 대책을 내놓을 수 없었음을 아쉬워 한다. 다방면에서 권위주의를 타파한 것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느낀다. 당시 대통령과 청와대가 권위를 내려놨다. 검경수사권 등 못다한 과제에 대하 아쉬움도 토로한다. 그게 결과적으로 자신을 옥죄는 결과를 놓았지만.

 

얘기는 퇴임 이후로, 봉하마을로 넘어간다. 그의 서술이 거칠어진다. 담담한 그의 문체도 안타까움, 분노를 감출 순 없다. 그리고 그는 서울시장 경선 참여를 위해 사퇴한 한명숙 전 총리에 이어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게 된다. 운명처럼.

 

그가 왜 대선 후보로 불리우는 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정치인이 쓴 책이란 늘상 감가상각 하고 봐야 한다. 다만 이 책은 여느 정치인의 책과 달리 의도성이 옅다책을 읽는 과정에서 ‘아, 이 사람이다’란 생각을 들게 한다. 자연스레. 지금껏 못 본 고도의 정치 수단이거나 진짜 순수한 거다. 대권? 노무현 정권이 추진하려던 바를 알고, 이 정권이 가졌던 단점, 요컨대 미숙함에 대해서 안다. 폭발적 열정을 가슴에 숨겨둔 채 한없이 침착한 모습이다. 이 정도면 야권 후보로는 충분하다. 물론 그가 원치 않는다면 별 수 없지만. 하지만 문재인, 운명이라면 나설 거다. 막말로 주위에서 등 떠민다면 또 몸을 던질 거다. 운명이니까.

신고
Posted by 김형욱
책을 읽고2012.01.03 20:52

'닥치고 정치, 김어준의 명랑시민 정치교본'. 김어준 2011 푸른숲

'그냥 닥치고 봐라. 김어준이 맞다.'

걸작이다. 걸물이다.

'쫄지 마. 떠들어도 돼, 씨바.'로 시작하는 이 책. 괜찮다. 쿨하다. 팩트와 팩트의 나열로 진실과 가짜를 버무려버리는 현 언론에는 신물나는 요즘, 그의 그럴듯한 상상력과 가정, 소설은 신선하다. 입과 눈에 오랜만에 청량감을 느낀다. 감정에 충실하다. 그래서 더 솔직하다. 근거가 충분한 그의 추론은 그게 비록 진실은 아닐지언정, 진실에 접근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그저 씹기는 쉽다. 가카 처럼 빈틈 많은 분은 더 그렇다. 그래서. 씹는 놈도 많다. 가카 뿐 아니다. 여는 야를 야는 여를, 진보는 보수를, 보수는 진보를 씹는다. 죽일 놈이다. 하지만 어준이 형은 그런 지리멸렬한 공방을 거부한다. 이들이 정의를 내세워 사실을 나열하며 상대를 씹는 동안 형은 소설을 써 버린다. 아주 그럴 듯한. 졸라 추정되는. 가카와 삼성 이건희 일가, 진보와 보수, 근혜공주와 손학규, 정동영이 이런 식으로 해체된다. 그들이 한 멋진 말은 생략. 행동도 생략. 졸라 그럴듯하게 그들을 추정한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진실보다 더 깊은 진실을 보게 해 준다. 

무엇보다 쉽다. 천재에 가깝다. 사물을 깊게 알수록 쉽게 표현해 낼 수 있다. 기사도 쉽게 쓰는 게 졸라 좋은 기사다. 이명박하고 박근혜만 알면 이 책을 통해 분명 얻어가는 게 있다. 졸라.

진보를 편든단다. 그래서 보수가 긴장한단다. 근데 읽어보니 그렇진 않다. 어준이 형은 그냥 제대로 하자는 거다. 진보든. 보수든.

물론 여기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졸라 그럴듯해서 더 곤란하다. 사실과 가깝지만 사실은 아닐 수 있다. 그의 강렬한, 공격적인 어투.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만큼 그의 평가가 나중에 곧 자신의 평가인 것인 양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이딴 걱정은 하지 마라. 짜식들. 어차피 지금 한국인 대부분은 그분들이 내려주신 '프레임'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지 않은가. 매트릭스가 따로 없지 않냐. 그거나 이거나 뭐가 다르냐. 늬들도 어준이 형처럼 열심히 공부해서 열심히 떠들어라. 최소한 없는 얘기 말고, 어준이 형 정도의 위엄은 갖춰서.

사이다 마시면 달고 청량하다. 닥치고 읽어라. 사이다 마시듯.

신고
Posted by 김형욱
정치 이야기2011.12.03 03:55

김경준 BBK 전 대표

글을 쓴 이후의 뉴스보도.. 관련 책 탐독.. 더더욱 헷갈리는군요. 이 글은 '맥락' 잡는데만 활용하시고, 진실은 각자 알아서 판단하시길.. 생각같아선 추가로 제 생각을 덧붙이고 싶지만 아직은 설익은 까닭에.. <2011년 12월7일 추가>

2007년 대선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BBK 주가조작’. 소송과 자살, 그리고 대선후보 이명박 현 대통령의 존망, 김경준과 누나 에리카의 운명…. 스펙터클한 정치 드라마였죠. 근데 누가 뭘 잘못한거죠? 금융투자란게 복잡해요. 게다가 주가조작이라니. 뭔가 냄새는 나지만 헷갈리죠.  저도 같이 잘 모르는 입장에서 최대한 쉽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1998년. 이명박 당시 국회의원은 1996년 총선의 선거법 위반이 확정됐어요. 중도에 의원직을 박탈당하고 미국으로 날아갑니다. 상실감이 컸죠. 당시 민자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도 나가려던 참이었거든요. 잘 나갔었죠. 현대건설에 입사, 평사원에서 사장을 거친 ‘직장인 신화’가 1990년 방영된 ‘야망의 세월’이란 드라마로 각색돼 1992년 국회의원 뱃지까지 답니다. 일약 스타 정치인으로 데뷔한거죠.

돈 많겠다, 힘 있겠다, 경험도 있겠다. 그는 미국서 새로운 업을 생각합니다. 어차피 돌아갈 정치판을 의식했을까요. 당시 ‘첨단’으로 여겨진 금융사업에 눈을 돌립니다. 그리고 지인이던 미국 변호사 에리카 김을 통해 그의 동생 김경준을 만납니다. 김경준은 미국서 살다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등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다 1999년 BBK란 금융투자회사를 설립한 금융 사기꾼. 당시 34세.

이명박 가카

여기서 잠깐. 금융투자회사? 쉽게 말하면 돈놀이 하는 곳이죠. 돈 끌어다가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서 불려주는 곳.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등이 유명하죠. 월가 아시죠? 보통 기업들이 놀리는 목돈을 땡겨서 뻥튀기 해줘요. 얘네들 방법이 참 기기묘묘해서 강태공 저리가라 할 정도입니다. 일반인이 보기엔 반쯤 사기나 다름없죠.

BBK도 그런 곳입니다. 그런데 경준이는 돈도 백도 없었어요. 애써 땡긴 돈이 고작 30억원. 그래서일까요. 누나의 소개로 이명박 형님을 만났습니다. 전 국회의원이자 국내 대기업 사장님, ‘다스(이명박 형 이상은과 처남 김재정이 대주주)’ 같은 중견기업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멋쟁이.

게다가 이 형님이 금융사업 하고 싶다네요. 금융 사기꾼 김경준은 반가웠죠. 호구가 제발로 굴러왔으니. 둘은 이내 의기투합했어요. 이명박 형님은 BBK를 도왔어요. 이명박 가족회사 다스 돈은 물론 삼성생명 같은 대기업, 심택 같은 중견기업에서 돈을 땡겨줬어요. 그 합이 600억원. 김경준이가 간신히 땡긴 돈 30억원의 20배.

현재 이명박 대통령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어요. 하지만 정황상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죠.

미국 변호사 에리카 김. 김경준의 누나.

김경준이도 고마운 이명박 형님을 도와줬어요. 한 해 뒤 2000년2월, 이명박이 금융투자회사 LKe뱅크를 설립할 때 공동대표로 나서줬죠. BBK 회삿돈 30억원도 빼돌려 LKe뱅크 설립 때 썼대요. 나중엔 이게 문제가 되지만. ‘명박이 형은 이름만 빌려줘요. 제가 알아서 잘 할게.’ 이런 얘기가 오고갔을런지도. 명박이 형도 다시 이 회사 자금을 BBK가 운영하는 펀드(MAF)에 투자, 자매회사 처럼 지내죠.

그런데 BBK 돈 빼서 LKe뱅크 설립 때 쓴 게 문제가 됐어요. 금융감독원이 ‘고객이 투자한 돈을 다른 데 갖다 썼네? 나쁜놈.’이라면서 중징계를 내렸거든요. 2001년 3월이었죠. 이 때 전후로 BBK 투자자들도 돈 돌려달라고 떼쓰기 시작했어요. 망조를 본거죠. 아우와 형님은 똥줄이 탔죠. 더욱이 이명박 형님은 2000년 8월15일에 선거법위반 사면됐어요. 2002년에 서울시장 선거 꼭 나가고 싶은데. 이제 1년 남았는데 이거 잘못되겠다 싶었죠.

둘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각기 발을 뺍니다. 이명박은 LKe뱅크 대표를 사임, 서울시장 선거 모드로 변환, 2002년 보란듯 서울시장 당선됩니다. 김경준은 투자자들 손 벌리는 거 대강 메워주고, BBK 영업정지 직전에 다른 금융투자회사를 인수, 옵셔널벤처코리아란 ‘포스트 BBK’를 만들어요. 게다가 이 회사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시장에 흘리는 방식의 주가조작으로 막대한 차익을 남겨요. 수백억원 대의 차익. 아직 못 갚은 투자자 돈 돌려주고도 300억원 가량이 남았어요. 그런데 주가조작, 중범죄죠. 튀어야죠. 자기의 본고장 미국으로 위조여권 만들어 튀었죠. 벌어둔 돈 싹 챙겨서.여기서 피해를 본 개미투자자 중 하나는 자살까지 했다더군요. 김경준, 나쁜자식.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이명박 형님이 잘못한 건 뭘까요. 이게 지금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는 겁니다. 본인은 “나도 속았다”고 하고, 김경준와 야당은 “같이 해먹지 않았냐”며 의혹을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김 군은 대선이 한창이던 2007년 11월 구속수감되서 이후 8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입니다.

이명박 형님이 주가조작에 직접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다시 정치 복귀를 바라던 그가 주가조작이라는 무리수를 던졌을 가능성도 낮다고 생각해요. 다만 주가조작을 했던 BBK란 기업에 적잖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는 거죠. 법적으로는 모르지만 이명박 일가 회사인 다스나 LKe뱅크 등을 통해 전체 운용금액 600억원의 상당 부분이 이명박 형님의 영항권 아래 있었죠. 요컨데 김경준이는 이명박 돈으로 사기를 친 셈이라고 보면 쉽죠. 물론 제 개인적 견해지만.

이명박 형님 입장에서는 김경준이 사기친 돈을 갖고 다스의 미납금 140억원을 다 받았으니 금전적 손해는 없었지만, 이득을 본 것도 없어 보입니다. 있나요?

이게 왜 다시 이슈가 되는 걸까요. 간단해요. 이명박 정권은 끝나가고, 대선이 내년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죠. 에리카 김이 기소유예 처분 받고, 김경준이 미국 송환 검토되고, 미국에서 진행됐던 다스 대 김경준 소송도 최근 취하되는 등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습니다. 더욱이 한미FTA와 BBK논란 덮기를 미 정부와 바꿔치기 했다는 빅딜설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개미투자자에 막대한 손실을 입혀 자살까지 하게 된 사건에 현직 대통령이 간접적으로나마 연루됐다는 거, 정부 입장에선 곤란하죠. 반대편 입장에선 최대의 무기고.

‘한미FTA 빅딜설’은 가능성 낮다고 봐요. 왜냐하면 미 법원은 다스의 소 취하를 승인한 것 뿐이지, 무슨 큰 힘을 발휘해서 조사하던 걸 멈추고 그런 건 아니거든요. 이명박 측에서도 다스에 “나 힘들다. 돈도 다 받았으니 소송은 관두자”고 했을 순 있겠지만 미 법원에 “소 취하해 주세요”할 건 아닌 것 같아요.

2007년 말 김경준 소환 늦춰달라’고 미 대사관에 요청한 사실 등도 실제 사기에 관여해서라기보다는 대선 전 ‘골치아픈 일’ 생길까봐 늦춘 게 아닐까 싶어요. 여론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일단 구린 곳에 연루되면 여론 재판은 이미 끝나버리니까. 대선 당시 이명박 형님과 김경준이가 만난 시점을 두고 공방을 벌였던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쓰다보니 ‘가카는 주가조작을 하셨을 리 없다’고 변호하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닙니다. 직접 개입했을 여지, 아니 유일한 컨트롤타워였을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법원이 밝혀내지 못한 것일 뿐.

아니라고 칩시다. 그래도 대한민국 전직 의원이 이런 사기꾼한테 속는 걸 보니 한 인간으로서의 능력에 의문이 생깁니다. 만 1년도 채 안된 김경준과 의기투합해 수십억원이 필요한 회사를 공동 창업까지 했다니, 이건 대범한 건가요, 사람을 너무 잘 믿는 순둥이인 건가요. 아니면.. 진짜 거.짓.말?!

요컨대 아무리 잘 봐도 이명박은 김경준이란 젊은 사기꾼한테 완전히 낚여서 사기 밑천을 댄 모양새입니다. 사람들이 에리카 김과의 내연관계 설을 주장하는 것도 이 상황이 당최 이해가 안 가서였겠죠. 이상입니다. 도움이 되셨을지 모르겠네요. 더 자세한 사실관계는 신문보도와 위키피디아 등을 검색해보세요.

신고
Posted by 김형욱
일기장2011.11.23 00:14

글쓴 후 기사를 찾아보다보니 제가 쓴 글과 달리 '날치기'란 말 들을 만도 하네요. MB 귀국, 야당 주요 수뇌부 다른 일정 때문에 나가있을 때 잽싸게 벌어진 일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편법이 없었다면 야당의 의장석 점거가 있었을테니 '충돌' 아니면 '날치기' 중 선택은 불가피했겠죠. 따라서 제 글의 기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미FTA가 통과된 22일 온 나라가 떠들썩합니다. 휴가를 맞아 가급적 뉴스를 피하는 저도 알 정도니까요. 여당의 날치기에 야당의 최루탄까지. TV,인터넷,라디오 모두 이 뉴스로 떠들썩합니다. 하지만 이번 한미FTA 통과는 야당 성향이 농후한 저도 반대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관심 있으시면 제 의견 보시고, 좋은 말씀 해주세요.

◆찬반이 바뀐 촌극= 2000년대 중반 고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FTA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사실상 현 민주당)도 이를 지지했습니다. 5~6년쯤 지났나요. 지금은 정확히 반대로 변했습니다. 정동영,유시민 등 당시 여당 수뇌부들이 ‘그땐 잘 몰랐네’라며 궁색하게 입장을 바꿨습니다. 자기부정입니다. 재협상으로 인해 노무현 때와 지금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주장도 어폐가 있습니다. 재개정 내용에는 지금 국치다 뭐다 해서 논란이 되는 내용은 없거든요. 제가 알기론. 주요 지지기반인 농민의 피해를 생각하면 민노당의 결사반대는 이해합니다. 그 때도 줄곧 반대를 외쳤고요.

한나라당도 변하지 않았냐고요. (현 야당 입장에선) 아쉽지만 아닙니다. 한나라당은 야당이던 그 때도 찬성했습니다. 왜냐고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뻐서 그런건 물론 아니죠. 한나라당의 지지층인 보수층은 한미FTA와 상성이 맞았거든요.

한미FTA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를 계승한거고요. 아이러니하죠. 이를 현 정권의 물타기라고 비난하는 분도 계시지만, 근거는 약하다고 생각해요.


◆날치기를 유도했다=
‘날치기’란 건 박정희 대통령의 재집권 등 군사독재의 단골손님으로 상당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실제 그 당시에는 그랬습니다. 부정투표로 다수당이 되고 거기서 새벽에 날치기 통과까지 하니 대화란 눈 씻고 찾아볼래야 찾을 수 없었죠.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릅니다. 지금은 군사독재가 아닙니다. 최소한 부정투표는 없죠. 후보의 ‘감언이설’은 있을지언정.

그런 의미에서 이번 법안 통과를 과연 그때와 같은 ‘날치기’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유야 어찌 됐든 한나라당은 투표 결과 합법적으로 다수당이 됐고 형식적으로나마 야당에 한미FTA와 관련 계속된 대화 노력을 이어갔습니다. 한 의원이 야당에 대화하자며 단식에 들어간 걸 기억하시나요.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하려 하고, 핵심 쟁점이던 ISD와 관련 ‘통과 후 재논의’란 타협안을 내 놓은 걸 기억하나요.

대화하자는 포즈만 취한 한나라당도 가식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화 자체를 거부한 야당도 이번 법안통과를 ‘날치기’라고 비난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날치기 통과 유도-> 국회 파행-> 레임덕’으로 이어지게 하는 정치적 노림수가 있지 않나 의심하게 됩니다. 물론 줄곧 반대해 온 민노당은 예외겠죠.

◆원래 불평등했다= 글을 쓰려고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니 ‘(한미FTA 반대파들이) 그보다 앞서 체결한 한EU FTA는 왜 반대 안했냐’는 얘기도 있네요.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선 한미FTA가 더 깊은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정치적 효과가 훨씬 더 크다고 합니다. 그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따라서 위험성도 더 높죠. 한미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이해합니다. 저 스스로 두렵기도 하고요.

그러나 굳이 FTA를 맺지 않더라도 이미 그 위험성은 존재합니다. 미국이 2009년 리콜이다 뭐다 해서 일본 도요타를 공격했듯 현대기아차를 공격한다면 배겨낼 방법이 없습니다. 굳이 조약 나부랭이를 꺼내들지 않더라도 이미 미국은 갑이요 한국은 을입니다. 그럴 거라면 우리도 이를 명문화 해 놓고 갖지 못할 건 버리더라도 가질 건 취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미FTA 법안 역시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거라고 믿습니다. 현 정권이 아닌 전 정권을 신뢰하는 입장에서.

미국을 완전히 배제하는 건 어떻냐고요. 이상론입니다. 한국이 미국을 배제하는 순간 중국은 우리를 껌딱지 보듯 할겁니다. 북한을 볼모로 잡아 우리를 전후좌우로 흔들게 불 보듯 뻔합니다. 대의가 아닌 실리를 취해야 합니다. 태평양 건너 큰 악당(미국)이 있고, 바로 옆 큰 악당(중국)이 있습니다. 둘 다 우리를 못 잡아먹어 안달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로썬 두 악당이 치고받는 걸 이용해 잘 살아가야 합니다. 그게 중소국가가 생존하는 만고진리의 법칙입니다.

◆그래서 어쩌라굽쇼= 이득은 극대화하고 피해는 최소화해야죠. 피해예상산업에 대해 정부는 최고 수준의 보호책을 마련해야죠. 수혜를 입는 부문과 피해를 입는 부분이 비교적 명확합니다. 이를 처음 추진했던 현 야당과 이를 통과시킨 현 여당은 머리를 맞대고 사후대책을 논의해야 합니다. ISD 같은 조항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책 - 기업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거나 우리 기업이 미국 주정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걸 가능성을 상정한 대책 –도 마련해야겠죠.

어차피 찬성도 해보고 반대도 해 본 한미FTA, 파행보다는 사후책을 논의해야죠. 물론 이런 가운데서도 민노당은 계속 반대해야죠. 저항해야죠. 이들의 압력은 결국 농민 등 소외계층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긍정적인 역할로 나타나리라 믿습니다.

대개 초등학생들의 싸움은 답이 없습니다. 논리도 없습니다. 끝도 없고, ‘윈윈’이란 개념은 더더욱 없습니다. 하지만 어른들끼리의 싸움입니다. 엎질러진 물은 닦고, 찢어진 상처는 봉합하고, 합의할 건 합의하고 해결되지 않는 건 법과 민주주의에 호소해야죠. 답 없는 싸움은 이제 그만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우리 일반 시민들은 뭐 할까요. 자기 주장을 대변해 줄, 우리가 낼 세금을 소중하게 사용해 줄 대표자를 스스로 뽑아야죠. 요컨데 투표로 보여주면 됩니다. 역시 '날치기'로 인식되고 있는 노무현 탄핵은 합법적이었지만,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이 탄핵을 우리 국민은 투표로써 주도세력 한나라당에 '철퇴'를 내린 바 있죠.

자신도 투표하고 주변 사람들의 투표도 독려하고. 투표합시다. 국회의원들이 어깨 힘주고, 공무원들이 월급받고, 기자들이 종횡무진 취재하는 거, 다 우리 평범한 국민이 낸 세금과 국민이 위임한 권리입니다. 우리가 사장이고 이들이 부하직원이란 말입니다. 좋은 부하직원 뽑는 거 포기하면 그 사장은 이미 자격상실이고, 그 회사는 볼장 다 보는 겁니다.

신고
Posted by 김형욱
[종합] '美 경기침체.. 부동산투자 좋아하다가 대공황?!'

AIG회생조치에도 불구하고 오늘 부시 대통령이 "대공황이후 최악"이라는 언급을 했습니다.

매경에서는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의 기고를 담았는데(위정환 특파원), 실러 교수는 "일이천억억 달러(약 일이백조)의 구제금융을 해 봤자, 수 조에 달하는 부동산가격 하락분을 메우긴 힘들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과대해석할 것은 없다며 진화하고 있습니다. 국내 AIG생명 또한 오늘 모든 신문광고에 '국내보험 이상없음'을 알려왔습니다.

[정치] 이명박, 고향(재계) 도시락 오찬

어제 이명박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청와대에서 도시락을 까먹었습니다. 제 2차 민관합동회의였죠.

방송규제가 대폭 완화되어 대기업, 신문사도 방송사를 소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향 등 신문은 언론=권력=돈이 같이 갈 거라는 경고를 했는데요.

또 잠실 제2롯데월드(500m, 112층)도 다시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언론에서는 오늘 교체된 공군총장도 2제 롯데월드의 발목을 잡는 공군에 대한 압력이라는 해석도 하고 있습니다.

[경제/세계] 세계 투자은행(IB)의 몰락...

미국에선 메릴린치가 BOA(뱅크 오브 어메리카)에 매각되고 리먼브라더스 파산(?)하고 모건스탠리도 막대한 손실을 보며 인수해줄 은행을 물색중에 있습니다.

영국에서도 어제 HBOS(헬리팩스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가 땅놀이한 부실을 이기지 못하고, 영국 로이즈TSB은행에 팔렸습니다.

아무리 금융, 금융해도 결국은 땅이군요ㅋㅋ 일본의 10년 불황도 역시 '땅값 급락'이 문제였구요. 우리나라는 불경기라고 땅놀이하려고 하는데 위 국가들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러시아는 불똥 맞았습니다. 주가가 4개월 사이에 60%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4개월 전 2000이었던 코스닥 주가가 800으로 떨어진 꼴이네요(어이쿠)

다음주 월요일은 서울 차 없는날. 버스,지하철요금 공짜입니다 /연합




[사회/문화] 공무원연금 일단은 땜질만?


공무원연금 부담은 조금 늘였지만, 받는 금액은 줄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줄이면 공무원비리가 다시 고개를 들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게다가 지금이야 불황이라 공무원이면 왕이지만, 불황이 끝나면 공무원이 그렇게 인기직종이 되진 않을텐데 말입니다.

[스포츠-프로야구] SK는 2승, 삼성은 4승만 더!

SK가 어제 LG에 8:4 역전승하며, 자력 1위에 2승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삼성도 기아를 14:2로 대파하며 자력 4등 확보에 4승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조만간 야구장 갈 것 같은데 막바지 프로야구 올림픽 금메달 효과로 후끈 달아오릅니다!

 
신고
Posted by 김형욱

오늘 각 언론사에서 김정일 사망설에 대한 꽤 '근거있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발단은 9월 9일 <건국 60주년> 행사에 김영남 상임위원장만 참석, 정작 김정일이 불참한 것이었죠.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지 벌써 3주가 되었으니 말이죠.

그 밖에도 유럽의 권위있는 의사가 북한으로 넘어갔다는 미국 첩보도 있어 현재 국내 통일부 등도 비상체제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각 언론들은 김정일 가족과 후계구도까지 언급하며, '비상사태'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국민과의 대화'를 가졌습니다. '경제'에 초점을 맞춰 이제 광우병 국면에서 경제로 화두를 바꾸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또 실제로 그렇게 되야하겠죠)

<경제>

그제 급반등했던 코스피 지수(1470선)가 어제는 22포인트 하락한 1454.50로 마감했습니다. 달러강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다시 1100원을 넘어섰습니다.

<사회, 문화, 스포츠>

우리는 하루에 자살하는 사람이 33명인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정선희씨의 아내이자 배우인 안태환씨가 사망했습니다. (자살로 추정)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신고
Posted by 김형욱
일기장2008.06.23 17:08

교육과학부는 지난달 15일 3단계에 걸친 교육자율화방안을 발표했다. 이른바 '0교시 수업' 논란이 일며 의견이 분분했지만, 공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는 점에서 본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교육시장은 비대하게 커져 있다. 일반 가정의 가계비 지출 중 자녀교육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는 공교육의 탓이 크다. 공교육이 제 기능을 발휘했다면, 학부모들의 사교육 부담이 이렇게 커지진 않았을 것이다. 이번 교육자율화 방안으로 각 학교들에 자율적인 재량을 발휘할 기회를 줘서, 사교육 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이전 제도에서는 사실 학교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물론 논란이 되고 있는 '0교시 수업'이나, 야간자율학습을 공공연히 하는 곳도 있었지만, 이마저 상부의 눈치를 봐가며 '시늉'에 그쳐야 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학부모들은 사교육을 키울 수 밖에 없던 공교육의 무능함을 탓했지만, 교육 양극화라는 반대에 부딫혀 아무 대책도 내놓을 수 없었다. 이래저래 사교육 시장만 배불린 꼴이다.

교육 현장에서도 다양한 교과과정 편성과 외부교사 영입 등 학교의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수 있다. 원리원칙적이고 현장에 맞지 않는 상부 교육 지침을 지키는 '척' 하느라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이제서야 학교가 학원에 맞서 제대로 붙어볼 여건이 갖춰진 것이다.

물론 부작용도 없진 않을 것이다. 인성을 키워야할 공교육시장이 학생들 간의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비현실적인 공론이다. 현재는 어떠한가? 선의의 경쟁을 배워야 할 학생들이 '돈싸움'인 사교육시장에서 처절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방안을 통해 이 경쟁이 최소한 학교 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자율권을 획득한 교육감, 교장의 방종, 즉 인사, 외부행정에서 나올 수 있는 비리감사기능도 강화하여, 이번 방안으로 나올 수 있는 부작용을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할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교육 환경은 학생의 자율을 보장하고, 또 경쟁력도 있는 것이다. 학생 개개인의 인성, 창의성이 무시되고 있는 현재의 교육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모든 것을 학생 자율에 맡기고, 공교육은 그저 편하게 '평준화'하고 있겠다는 것은 곧 사교육 시장을 더 키우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신고
Posted by 김형욱
일기장2008.06.23 17:05

미국산 쇠고기 덕분에 이명박 정부의 모든 정책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은 한미FTA, 한반도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등의 모든 정책을 믿지 않고 있다. 그 혜택이 소수를 위한 것이라는 불순한 의도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불신 때문에 마땅히 해야할 개혁마저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공기업 민영화이다. 공기업 민영화방안은 현재의의 방만한 경영을 일소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꾀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공공을 위해야할 공공사업이 소수의 기업인들의 배만 불리고, 다수인 서민들의 부담은 늘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다. 때문에 결국 정부는 민영화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민영화에 반대하는 사람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전기, 가스, 수도세 등을 마음대로 올려 서민 생활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또 돈 많이 내는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혜택을, 돈 저게 내는 사람들에게는 더 적은 혜택을 주어, 계층 격차를 더 늘일 것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공기업의 공공서비스가 과연 공공의 이익을 잘 보호해주고 있느냐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우선 지금까지 많은 공기업은 방만한 경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어왔다. 편하게 일하고, 많은 월급을 받기 때문에 공기업 직원을 '신의 직장'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경영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그 적자는 곧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받은만큼 제대로 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이 문제는 서비스부문의 문제로 직결된다. 월 만원이 넘지않는 요금연체에도 전기, 수도가 끊겨 불편을 겪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즉각적으로 처리되지 않는다. 공기업이야 불만이 있으면 대충 처리하고 말면 그만인 것이다. 기업이미지, 기업의 이익과 자신의 실질적인 수익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무책임한 체제 하의 공기업은 세금만 축내고, 제대로 서비스를 하지 않는 거대한 세금도둑이다.

물론 민영화도 적지않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서민들이 우려하는 기업인만을 위한 '수익 늘이기식' 민영화가 대표적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산골마을에는 수도전기설비시설 설치가 어려우니 많은 요금을 내라', '돈이 없으면 물도 전기도 쓰지 마라'는 식의 기업적인 발상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도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각종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만에 하나라도 이런 일이 현실화되었을 경우에 그 정권이 과연 무사할 수 있을지는 이번 '촛불'을 통해 대통령과 정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그런 일은 있어서도 안되지만, 일어날 리도 없다.

친기업적인 이명박 정부의 성향으로 인해, 방만한 공공사업 부문의 개혁의 의도를 의심받고 있다. 하지만 공기업개혁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뤄져야만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온 가장 방안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공기업 민영화이다. 서민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이 정책을 반대하고 있지만, 이를 반기는 것은 공기업 임직원들 뿐이다. 민영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명박 정부가 높은 지지율로 출범하게 된 것은 미국과 기업인들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국민의 어려움에 무관심한 공무원, 공기업 개혁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또한 정부도 그 의도를 의심받지 않기 위해 더 똑바로 처신하여, 더이상 마땅히 해야할 정책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

신고
Posted by 김형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