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봤습니다. 가까이서 본 건 꽤 되지만 한마디라도 직접 얘기를 나눈 건 이번이 처음이었답니다. 시숙간인 둘 사이의 관계가 현대건설 인수에 따른 현대상선 지분 문제로 '화해'가 필요한 시점이라 기자들도 잔뜩 왔습니다.

이들은 만난 건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고(故) 정주영 회장 10주년 기념음악회.


엄청 붐볐습니다.

현대차그룹(정몽구 회장), 현대중공업그룹(정몽준 최대주주), 현대해상화재그룹(정몽윤 회장), 현대그룹(현정은 회장) 등 범(汎) 현대가가 총출동 한데다, 김황식 총리,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 이동관 청와대 특보, 현인택 통일부 장관, 박희태 국회의원 등 현 실세란 실세는 다 모였으니 당연한 일이죠.

그 밖에 축구계, 연예인, 음악계, 언론계 등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인사가 총출동했습니다. 참가자 수만 무려 3000명. 평소 어디서든 자리를 대표하던 현대차 부회장단도 일개 수행원 처럼 보일 지경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랬음)

드디어 정몽구 회장 등장(두둥~)


몰려드는 기자들, 이를 막는 수행원들, 그리고 그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는 정몽구 회장과 두 부회장(첫사진 기준으로 맨 왼쪽이 설영흥 중국담당 부회장, 김영환 기획담당 부회장) 모습입니다. (두둥~)

한 선배기자가 "식사는 하셨습니까"라고 물었는데 그냥 웃고 지나갔다는.


일국의 총리가 참석하는 '빅 이벤트'인 만큼 이 때를 틈타 1인시위를 벌이는 분들도 계셨죠. 이 분의 경우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한 서원학원(서원대 등)의 운영에 불만을 품은 모양입니다. 검색해 보니 교육과학기술부가 파견한 임시이사 체제에서 전 총장들이 파면되는 등 대치상황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뒤이어 현 회장도 등장!! (두둥~)

엄청난 관심이었죠. 다만 웃는 얼굴로 역시 일체의 질문에 답을 안 하셨습니다. 나중에 일부 기자가 취재한 바로는 "화해할 용의는 있으나, 현대상선 지분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않겠나"는 요지의 말을 했습니다.



김황식 총리랑 박희태 국회의장이 등장하자 미리 들어가 있던 정몽구 회장이 직접 밖에까지 마중나왔습니다. 정주영 사진전을 둘러봤는데, 풀(기자단 전체에 공개한다는 전제로 몇몇 기자만 취재하는 일) 기자에 따르면 정 회장은 '포니' 사진이랑 '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를 보며 직접 소개했다고 합니다. 한국전쟁 시절 가족사진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고도 하고요.

영상을 보면 정몽구 회장은 수행원들에 가려 찰나에 사라집니다. 작은 동영상 화면만 보던 저는 지나간 줄도 몰랐죠.


공연이 끝나고 난 후, 저는 운 좋게도 정몽구 회장과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졌습니다. 다른 기자와 달리 뒷문을 지킨 덕이죠. (사진 왼쪽 세번째가 정몽구 회장. 김황식 총리를 배웅한 직후) 이 사진을 찍은 후 정 회장에 달려갔습니다. 다행히 제지는 없었고요.

나: "현정은 회장님과 만나셨나요"
정: ....(웃음)
나: "무슨 대화라도 나누셨는지요"
정: 응?

슬프지만 이 짤막한 대화를 끝으로 에쿠스에 타 버렸습니다. '단독'의 기회를 날린 순간이었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왜 '공연은 어땠습니까' 같은 답하기 부담스럽지 않은 질문을 먼저 던지지 않았을까'는 후회도 했답니다.

사실 정몽구 회장은 눌변으로 유명합니다. 측근을 제외하면 회장과 대화하기 힘들다고 해요. 지난 10일에 "유치한 짓은 안 한다"는 정 회장의 한마디에 의견이 분분했던 것도 이 영향이 커요. 달변가였던 아버지 정주영 회장과는 영 딴판이죠. 강한 리더십이라는 면에서는 일맥상통하지만.

'회장님'이 떠난 후 계속 회장을 수행했던 김영환 부회장에 같은 질문을 하자 "오늘은 손님맞이에 바빠서 제대로 얘기할 겨를이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답니다. 그도 그럴 것 같네요. 현 회장은 공연 중 먼저 귀가했다는 얘기도 들렸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두 회장의 말을 곱씹어봐도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결국 '화해'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정몽구 회장은 집안 어른이고, 과거 '왕자의 난'이 어찌됐든 가족의 화합을 생각하는 건 집안 어른의 몫입니다. 그게 재벌가가 됐든, 소시민이 됐든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좋은 소식 기다려봐야죠.

이상 '특종'을 코 앞에서 놓쳐 아쉬운 어설픈 기자의 회장님 취재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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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욱
자동차 이야기2010.12.07 20:47
오늘은 자동차 업계에는 큰 이슈가 없네요. 조막조막한 홍보성 보도자료만 난무한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사이에 현대건설을 둔 '개싸움(이전투구; 진흙밭 싸우는 개)'이 이어졌죠. 제 일도 조막조막 많았습니다. 으아아아아아~

*목차
현대차 그랜저 사전계약 첫날만 7000대 / 설영흥 현대차 부회장 한중기업경영대상 수상 / 현대차 사내하청 직원 연봉 1차 협력사보다 높아 / CT&T 저속전기차 1000대 日 수출 / 기아차 모닝 후속모델 렌더링 공개 / 내년 수입차 시장 9만9000대 전망… 올해보다 10%↑ / 현대차그룹 "현대그룹, 조건없이 채권단에 자료 제출해야"… 현대그룹 "현대차, 채권단 협박 말라" / 한성자동차, 벤츠 '신차보장 프로그램' 12월 한정 실시 / 스바루-브리지스톤 서로 네탓?

기아차 신형 모닝 렌더링 이미지. 앞에 '벌집 이미지'의 기아차 패밀리룩이 적용됐네요. 렌더링이라 착시 효과도 있겠지만 꽤 그럴싸합니다.


현대차 그랜저 사전계약 첫날만 7000대 뭐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일찍 받으려면 일단 계약은 해 놓고 봐야죠. 실제로도 많이 팔리긴 할 듯 해요. 제 예상으로는 첫 3개월 연속 3000대 이상으로 3개월 만에 1만대 돌파! 그런데 들리는 얘기로는 당초 들어가기로 했던 차선이탈방지시스템, 직각주차시스템 등 몇개는 빠졌다고 하네요. 뭐 기술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현대차 내 윗급 모델(제네시스, 에쿠스)이랑 수준을 조율해야 되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오른쪽입니다. 66세의 멋진 중년 신사죠. 곧 퇴임이실텐데 앞으로도 멋진 제2의 삶 기대됩니다.

설영흥 현대차 부회장 한중기업경영대상 수상
설영흥 부회장은 정몽구 시대의 주축 중 한명이라고 해요. 현대차 내 최고 중국통이기도 하고요. 현대차는 그 덕분에 중국 내 시장점유율 2위입니다. 대단한 성과죠. 중국공산당 서열 4위인 자칭린과도 친분이 있다는 소문. 그런데 연배가 있으신 만큼 (45년생) 올해 인사에서 퇴진을 준비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현대차 사내하청 직원 연봉 1차 협력사보다 높아 애매한 문제지만 이건 현대차의 언플 가능성도 있죠. 서울에만 있다보니 기자랍시고 깝죽대도 실제로 얼마들을 받으시는지는 확인이 잘 안 돼 답답합니다. 연봉 4000만원이라고 하는데, 잔업특근 개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할 수 있어서. (저도 공장에 약 2년 반 근무해 봤습니다) 여튼간 정규직 노조-사내하청 노조-사측이 원만한 결과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CT&T 저속전기차 1000대 日 수출 저속전기차라고는 하지만 사실 골프카 수준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 뉴스도 큰 의미를 두진 못하겠습니다. 다만 현대차도 한 대 못 파는 일본 시장에 1000대씩 갖다 파는 거 보면 기특도 합니다.

기아차 모닝 후속모델 렌더링 공개 경차의 지존 모닝 후속 모델이 내년에 나옵니다. 오늘 렌더링(그래픽 이미지)이 공개됐는데 라디에이터 그릴 쪽이 기아차 패밀리 룩을 닮아 참 예쁩니다. 현재 모닝이 월 8000~9000대 정도씩 팔리고,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4000~5000대인 걸로 아는데 신차 나오면 이 차이가 더 벌어질 것 같네요. 마티즈 오너로써 안타까운 마음입니다ㅎㅎ;

내년 수입차 시장 9만9000대 전망… 올해보다 10%↑ 수입차가 겁나게 많이 팔립니다. 올해 벌써 지난해 판매량 6만여 대를 훌쩍 뛰어넘은 8만2000여 대. 올해 9만대 달성은 무난하고, 내년엔 10만대 돌파할 듯 해요. '아이폰'이 삼성전자를 자극했듯, '수입차'가 횬기차를 자극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만큼 '수입차 오너=매국노' 등식은 사라진 지 오래, 소비자들은 그저 즐거울 따름입니다. 9만9000대는 한국수입차협회 전망치입니다.

현대차그룹 "현대그룹, 조건없이 채권단에 자료 제출해야"… 현대그룹 "현대차, 채권단 협박 말라" 현대건설 인수전 얘기입니다. 자동차랑 상관없는 얘기지만, 현대차그룹 전체가 여기 올인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국내 자동차 산업과 무관한 이슈가 아닙니다. 오늘 찌라시성 정보로는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이미 모양새 좋게 현대차그룹을 '팽'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하는데요. 결과가 어찌될 지 저도 자못 궁금합니다. 워낙 민감해서 여기에 생각 없이 쓰기는 좀 그렇지만 현대차그룹도 현대건설 인수가 장기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지켜보죠.

한성자동차, 벤츠 '신차보장 프로그램' 12월 한정 실시 최근 홍보대행사까지 써서 홍보에 열을 올리는 한성자동차 이야기입니다. 한성자동차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딜러사로, 국내 벤츠 딜러 중에는 최대 규모입니다. 벤츠코리아 및 벤츠파이낸셜코리아 지분도 상당량 있죠. 서울에서는 더클래스 효성이라는 딜러와 벤츠 판매를 놓고 박터지게 싸우고 있죠. 아 내용은 뭐냐고요? 12월에 벤츠 샀다가 1년 내 남의 과실로 차가 망가지면 새차 교체 비용을 전액 보상해주겠다는 얘기. 상대방은 보험 처리해 봤자 수리비 밖에 못 받으니까 좋은 거긴 한데 사실 사고가 안 나는 게 제일 좋죠. 이런저런 조건이 딸려 있으니까 여기에 혹 해서 벤츠를 사는 일은 없어야겠죠. 잘 알아보세요.

스바루-브리지스톤 서로 네탓? 일본 스바루자동차 고객 일부가 '차량 소음 등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바루에서도 정비해도 문제가 해결 안 돼 고민이었는데 타이어를 가니까 문제가 해결됐다네요. 결국 범인으로 타이어 공급사인 브리지스톤이 지목. (물론 업체는 부인) 서로 네 탓이 됐네요. 그런데 누구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둘 다 해외에서는 쟁쟁한 브랜드지만 국내에서는 영세하기 때문에 이를 기회 삼아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 무럭무럭 커 나가시기 바라요. 특히 스바루는 '엔고'가 한창 기승인 때 국내에 들어와 고전중. 이제 200대 정도 판 것 같은데 보기에 조마조마 하네요. 빨리 커서 내년에 더 좋은 차 많이 국내에 소개해주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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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