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2011.03.02 03:59

지난달 19일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습니다. 스바루라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스바루 스노 익스피어리언스'라는 델 다녀왔거든요. 기존 고객이랑 미디어 대상으로 한 행사인데 사진·동영상 정리하던 차에 여러분도 이 느낌 조금이나마 맛보시라고 동영상하고 사진 올립니다.

참고로 '스바루'라고 하면 생소한 분들이 많으실텐데 도요타, 혼다, 닛산, 스바루, 마쓰다 정도는 전 세계적으로는 메이저 급 회사입니다. 그중 스바루는 포르쉐와 같은 박서(Boxer) 엔진과, 최강 사륜구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길이 거친 북유럽이나 북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다소 독특한 모델.

국내에는 소형 SUV 포레스터, 중형 SUV 아웃백, 중형 세단 레거시 3종이 들어와 있고, 올해 준중형 세단 임프레자가 더 들어올 예정입니다. 지난해 들어와서 아직 판매대수가 500대가 채 안되는 만큼 길에서 자주 볼 순 없지만, 앞으로 종종 마주치게 될 겁니다. 올해 대략 1000대쯤 팔릴 것 같거든요.

일단 사진들부터.

원래는 이런 곳. 하지만 곧…


이렇게 바뀌죠. 사진은 뉴 포레스터 주행씬

눈발 튀기네요. 멋졌습니다.


자 이제 동영상 즐감하시죠.



사실 전 매우 거칠게 몰았는데. 동영상은 시범 주행이라 얌전하게 운전합니다. 거친 환경일수록 차도 거칠게 대해줘야죠^^; (물론 안전한 시승 때만..)

눈길 올라간다더니 왜 평지냐고요? 예예.. 지금 올립니다.

차는 레거시

사진기의 한계로 멀리 있는 차량을 다이내믹하게 찍을 순 없었답니다.

이번에도 역시 동영상.



무엇보다 백미는 거친 길만 달리는 랠리 전문 레이서의 주행 시범이었죠. 다른 사람의 경우 밖에서 찍었는데 저는 안에서 찍는 바람에 차가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잘 모르겠네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포털에서 검색해 보시면 바깥 상황을 좀 더 아실 듯.



정말 짜릿한 순간이었습니다. 제 차를 운전해 주신 분은 일본 레이서 코니시 시게유키 씨. 지난해 행사때도 오셨었고, 지난해 말 렉서스 IS F 행사 때는 태백레이싱 파크에서 말도 안되는 드라이빙을 선보여서 저희를 긴장케 했습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어요.

전직 드라이버 코니시 시게유키 씨와 현직 랠리 드라이버 딘 해리지 씨의 기념촬영 모습. 특히 코니시 씨는 얼마나 신나게 달렸는지 차 사이드 스커트하고 전조등까지 다 날려먹으셨다는ㅎㅎ;


좀 더 구체적인 느낌 확인하시려면 제 기사를 참조해 주세요. 또다시 쓰기엔 밤이 너무 늦어서.
http://www.ajnews.co.kr/view.jsp?newsId=20110302000005

Posted by 김형욱


블로그에 신형 그랜저(그랜저HG) 시승 소감을 적으려고 보니 시승기가 이미 수백건이요, 감상평이 수천건이니 더 이상 쓸 용기가 나지 않아 ‘구매가이드’라는 묘한 글을 쓰게 됐습니다. 물론 그랜저 홍보글은 아닙니다. 3000만~4000만원의 예산으로 준대형 세단을 구매할 경우를 가정해봤습니다.

1. 경쟁모델은 뭐가 있나

예산이 3000만~4000만원이라고요. 일단 살 만한 모델을 알아보죠. 국내 정식 판매되는 차는 대략 국산 6종, 수입 4종을 더해 총 10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헷갈리게 왜 이렇게 많냐고요? 구/신형을 나눴거든요. 선택폭이 많으니 좋죠. 일단 리스트를 보시죠.

회사

차명

특징

현대

그랜저TG

구형 모델, 할인 혜택 만땅(예상)

그랜저HG

쌔삥, 가장 좋지만 좀 비쌈

기아

K7

지난해 준대형 짱먹음

GM

알페온

제일 크고, 진짜 커보임

르노삼성

SM7

르삼빠들의 정석

신형 SM7

하반기에나 볼 수 있어요

도요타

캠리

글로벌 1, 한국 수입중형 1

혼다

어코드

첫 수입 중형, 강남 쏘나타

닛산

알티마

기술하면 닛산 아닌교

스바루

레거시

희귀함, 늬들이 4륜구동을 알아?

다들 개성있는 모델이고, 가격도 비슷(2000만원대 후반~4000만원대 초반)하니 가격과 성능을 뒤로하고 일단 이 차들의 디자인과 느낌만으로 2~3개 모델로 압축해도 될 겁니다.

가령 좀 더 싸게 준대형차를 타고 싶다면 할인폭이 많은 그랜저TG와 라인업이 많은 K7과 곧 구형이 될 SM7 중에서, 신차를 사고 싶다면 그랜저HG와 K7, 신형 SM7 중에서, 이참에 수입차를 뽑아보고 싶다면 수입차 4인방 중에서 느낌 가는대로 선택하면 되겠죠.

그랜저HG는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지만 별 차이는 없고요, 기능과 성능 면에서 수입차와 견줄 만 하니까 어쨌든 준대형차 구매자에게는 무조건 후보가 되겠죠. 실제 그랜저 한 개 모델의 올해 예상 판매량이 다른 준대형차를 합한 판매량과 맞먹을 가능성이 높아요. (으이그, 현빠들)

마침 제 아버지도 준대형 신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2월 예정) 제 추천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랜저 디자인이 너무 ‘스포티’ 해서 좀 더 육중한 알페온을 추천할까 합니다. 선택은 아버지 마음이지만. 수입차는 어머니가 경끼를 일으키시기 때문에 패스~

2. 심층 비교 들어가라

후보 모델을 압축했다면 심층 비교에 들어가야겠죠. 웹서핑질, 가능하다면 발품(시승) 파시면서 느낌까지 받아보면 좋습니다. 방대한 분량상 자세한 내용은 패스. 9개 차종을 비교하는 건 정말 엄청난 일이거든요. 밤에 쉬엄쉬엄 할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다만 특별히 예민하신 분이 아니면 연비 1~2㎞/ℓ 차이 따위는 무시하셔도 좋습니다. 다들 10~12㎞/ℓ 정도인데 연비운전으로 충분히 커버 가능한 수준이고요. 마력이나 토크도 RPM대에 따라 수치와 실제가 다를 수 있으니 제대로 공부할 게 아니면 넘어가셔도 좋을 듯 합니다.

차라리 직접 타 보고 ‘나가는 맛이 좋다, 힘이 딸린다, 착착 감긴다’ 이런 느낌을 직접 받으시는 게 훨씬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제원표만 보면 그랜저가 모든 부문에서 제일 좋습니다. 하지만 사람 취향은 제각각이니까요.

참고로 전고/전장/전폭/축거 같은 게 있는데 뜻은 다 아시죠. 그중 축거*전폭으로는 실내 너비를 대략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전고는 낮을수록 스포티. 가령 알페온은 위 10개 모델 중 가장 전고/전장/전폭이 큽니다. ‘우량아’죠. 다만 축거는 그랜저가 짱 먹습니다. 실내는 가장 넓단 뜻이죠.

3. 그랜저HG를 파헤쳐라

신형 그랜저는 2.4 모델(1개)과 3.0 모델(3개), 총 4개 모델이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차를 안다면 2.4/3.0이 배기량(ℓ)를 나타낸다는 걸 알고 있겠죠? 둘 다 가솔린이고 2.4는 연비가 좋고, 3.0은 성능이 좋습니다. (당연한 얘기) 2.4 모델에는 ‘럭셔리’란 말만 그럴싸한 이름이 붙었고 주력인 3.0 모델은 프라임/노블/로얄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위로 갈수록 비싸집니다.

3112만원짜리 2.4 럭셔리는 그랜저의 뽀다구를 유지한 채, 힘만 낮춘 모델이죠. 그렇다고 힘이 그닥 달리진 않습니다. 탈 만 해요. 아, 3.0 역시 수퍼카 같이 쑝쑝 달리진 않습디다. (그랜저는 스포츠카가 아녜요ㅠ)

주력은 3.0 프라임/노블입니다. 가격은 각각 3424/3670만원. 있을 것은 다 있고,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마지막으로 안마에 사운드까지 초호화 기능을 자랑하는 3.0 로얄(3901만원)이 있습니다. 풀옵션(총 495만원) 더하면 무려 4396만원. 급(배기량)은 다르지만 렉서스 IS250/인피니티 G25 뺨 때리는 가격이죠.

말로만 설명하면 잘 안 읽히니 일단 가격표를 훑어 보시죠. 글자가 깨지는데 클릭하면 제대로 보실 수 있어요. (좀 기니까 일단 훑어만 보세요, 나중에 찬찬히)


너무 길어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요? 잘 모르겠는 건 댓글로 남겨주세요. 친절히 답글 달아 드립니다. (관심에 목마른 블로거예요ㅎ) 인상적인 기능은 주차조향보조시스템(SPAS)과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2개입니다. (둘 다 노블/로얄에서만 선택가)

SPAS는 세로 일렬로 후방주차할 때(▀ ▀ ▄ ▀ 대략 이런 상황에서) 스티어링 휠(핸들)이 자동으로 돌아가고, 운전자는 지시에 따라 엑셀/브레이크만 밟는 기능이에요. 사실 운전 잘하는 사람한테는 장난감 같은 거죠. 160만원짜리 장난감. 김 여사한테는 도움이 될까요. 김 여사는 사용법 몰라서 더 후덜덜 하지 않을까요. (사실 사용법은 매우 간단함)

ASCC 사용모습. 조작키는 스티어링 휠(핸들)에 있죠. 간단해요.

ASCC는 실제로 유용한 기능입니다. (BMW·렉서스 등 고급 모델에도 탑재) 일정 속도를 유지해주는 크루즈 컨트롤에 앞차와의 간격까지 유지해 주는 스마트 기능을 더했습니다. 가령 도로에서 ASCC를 시속 100㎞로 맞춰 놓으면 핸들 빼고는 건드릴 게 없습니다. 앞차와의 간격 조정도 가능하고요, 앞차가 갑자기 서도 따라 섭니다. (목숨 걸고 시험해 봤죠) 앞차가 3초 이내에 다시 출발하면 따라서 출발고요. 지체시에 유용하겠죠. 가격은 160만원.

그 밖에 와이드 파노라마 썬루프(125만원), 그냥 내비게이션(100만~155만원), 좋은 내비게이션(210만~225만원) 같은 게 옵션으로 있네요. 이놈들은 아무 모델에서나 탑재할 수 있습니다.

4. 단점까지 파헤쳐라

가격을 차치하고도 신형 그랜저는 여전히 단점이 있습니다. 사소한 문제라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애들 장난감도 아니고, 사면 5년은 탈 텐데 꼼꼼히 체크해 봐야겠죠.

깨알같이 찾아낸 결함들.


사진에선 잘 안 나타나지만 시승차에도 틈이 고르지 않다던가 문 쪽이 너무 날카롭다던가 하는 작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실제 당분간 잘잘한 결함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신차의 숙명이죠. 차가 꼬진 게 아니라 처음에는 공장 직원의 숙련도가 떨어질 수 있고, 많은 실험을 거치긴 하지만 실제 도로에서 달리면 또 다르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운 나쁘게도 ‘뽑기’를 잘못하면 처음부터 정비소를 드나드는 ‘인터넷 하소연’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거 명심하세요. 물론 퍼센티지로는 0.1%도 안 되지만. ‘신차는 출시 6개월~1년 사이에 사라’는 게 다 이유가 있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한참 뒤에 사는 것도 좋은 것만은 아녜요. 1년쯤 지나면 고급 부품 대신 싸구려 부품을 넣는 일이 있다니까요. (복잡)

또 다른 문제는 신형 쏘나타 때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뒷좌석 높이. 쿠페스러운 디자인에 올인하다보니 뒷좌석이 낮게 느껴집니다. 저 같은 단신이야 남 얘기지만 180만 되도 사진처럼 닿을락말락 합니다. 특히 가운데 좌석에서는 100%죠. 농구선수 아드님을 뒷좌석에 태우실 사장님은 그랜저를 절대 피하셔야 합니다.

모델은 김한용 기자. 루저가 아니라고 주장하시고 있지만 실제 재 보진 않았습니다.


음. 내비게이션 목소리에 대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아리따운 아가씨 목소리 대신 아주머니 목소리가 들어갔다고 하네요. 현대차 내부에서도 논란이 됐다고 합니다. 지적이 이어지면 교체되지 않을까요. 단 제가 타면서는 못 느꼈습니다. (이성에 초연한 솔로부대여, 그랜저로 오라)

추측컨데, 차가 너무 젊은 스타일이다보니 목소리만이라도 50~60대 남성고객을 겨냥한 게 아닐까요. (그런데 나이가 들어도 젊은 이성을 좋아한다죠. 제 추측은 틀렸네요)

독수리를 형상화 했다는 믿을 수 없는 얘기. 차 디자인 정해지고 스토리 붙였다는 후문도 있어요


단점이라기보다는 특이사항 하나 더. 앞좌석 의자 높낮이 조절하는 게 의자 밑이 아니라 앞쪽 위에 있습니다. 신형 에쿠스가 이런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죠. 이것도 가끔 문제가 됩디다. 의자 뒤로 밀쳐놓고 쉬다가 의자 높이려면 복근(으싸으싸)을 이용해 스스로 앞으로 다가와야 합니다. 또 뒷좌석 사람이 앞좌석을 조정할 수가 없습니다. 보조석에 탔던 사람이 의자를 뒤로 밀어놨는데 뒷좌석에만 사람이 탈 경우, 아무도 의자를 앞으로 밀 수 없답니다.

마지막으로 3.0 람다 엔진이 처음 양산차에 탑재돼 결함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지적도 있습디다. 하지만 이건 좀 오버인 듯 합니다.

이상, 3시간 시승 후 찾아낸 단점입니다. 완전 비판적으로 씨니컬하게 이 잡듯 뒤졌는데, 이 정도라면 사실 좋은 겁니다. 제가 탄 게 최고사양 + 풀옵션이어서 그런지 재수 없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외관이야 다들 취향이 있겠지만 인테리어만은 뭐로보나 동급 최강 인증입니다. (쳇!)

5. 구매 직전에 고민할 것들

자동차를 살 땐 세금이 붙죠. 취득세/등록세/공채를 합해 차량 가격의 약 10%가 붙습니다. 참고로 공채는 서울로 치면 지하철 등의 지분을 사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대중교통 이용 안하는 탈서민이니까 세금 내라 이거죠. 거기에 번호판 등록 등 짜잘한 거 내고, 첫 6개월치 자동차세, 1년 보험료 등등 포함하면 3500만원짜리를 사도 족히 4000만원은 있어야죠.

그렇다고 걱정할 건 없습니다. 신차를 원샷에 사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요. 할부나 리스를 이용하죠. 각 사별로 매월 초 발표하는 판매조건을 잘 보고 최종 선택하시면 될 겁니다. 구형이 될수록 조건이 좋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참고로 그랜저는 해당사항 없습니다. 사면 2~3개월 기다려야 할 정도니까요.

브랜드 선호도나 판매량 역시 살펴보십시오. 중고차로 되팔 때 감가상각률로 돌아옵니다. 참고로 올해 준대형 1위를 예약해 둔 그랜저는 ‘횬다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판매대수가 많기 때문에 중고차 가격을 잘 받는 편입니다. 반대로 수입차는 속절없이 떨어지죠. 부품값이 비싸서리.

자 이제 차를 알아보며 당신께 친절했던 딜러나 집에서 가까운 매장에 가서 차를 삽니다. 그리고 신나고 안전하게 달리십시오. 부릉부릉~

현대차가 고용한 전문 사진사가 부산~거제도 거가대교 위에서 찍어준 멋들어진 주행사진.


Posted by 김형욱

신차발표회가 열린 스바루 청담전시장. 앞에 발레파킹 직원분이 여럿 계셨으나 차를 타고 간 손님은 저 하나 뿐이었죠.

어제(17일) 스바루 2011년형 뉴 포레스터 신차발표회에 가서 황당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신차행사에 취재기자가 달랑 3명 정도 온 겁니다. 저야 난감한 심정 정도에 그쳤지만 스바루 및 그 관계자 분께는 당황스러운 하루였겠죠.

오전 9시 50분. 10시 행사가 예정된 스바루 청담전시장에 간 저는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는 기자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니 기자가 없었습니다. 잘 꾸며둔 행사장과 20여 개의 의자는 텅텅 비어 있었습니다. 최승달 스바루코리아 대표의 스피치를 불과 10분 남겨둔 상황이었습니다.

행사 3분전. 텅 빈 신차발표회장.

저도 스바루 분들을 처음 보는지라 최 대표님 및 마케팅 관계자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는데 기자들은 10분이 지나도록 당최 올 생각을 안 했습니다. 눈에 익은 자동차 전문지 선배와 제가 인사차 데려온 후배, 그렇게 달랑 3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분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역시 극소수였을 거예요)

물론 10시 30분 포토세션을 앞두고 미리 온 촬영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서성였고, 회사 관계자, 딜러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화려하다 못해 시장바닥 같이 붐비는 일반적인 신차발표회장과는 너무 대조적이었습니다.

지난주 1000여 명이 오고갔던 그랜저 신차발표회를 보고 온 제 후배도 이 극과 극의 상황에 다소 당혹스러운 눈치였습니다. 원래 이런 거냐고 묻더군요. 제가 다 조바심이 들더군요. 아는 선배 기자한테 전화해서 불러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최승달 대표도, 회사 임원들도, 홍보 담당자들도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더군요.

물론 영하 10도의 맹추위. 월요일 오전이라는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사실 뉴 포레스터가 엔진과 디자인을 바꿨지만 완전한 신차가 아닌 페이스리프트(연식변경) 모델인 만큼 다들 ‘올 필요까지는 없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더욱이 스바루는 지난해 막 들어와 이제 고작 380여대를 판 군소 수입업체에 불과합니다. 아직 스바루가 우동집 이름인지 자동차 브랜드인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게 현실입니다.

문득 이런 냉엄한 현실에 슬퍼졌습니다. 제가 다니는 매체도 사실 크지 않습니다. 이제 막 4년이 된 신생 경제지 중 하나죠. ‘동병상련’이랄까. 이런 점 때문인지 몰라도 저마저 초조해지더군요.

20분이 지나서야 행사는 시작됐습니다. 최승달 대표의 스피치에 이어 방건유 세일즈마케팅 이사의 제품소개가 이어졌습니다. 듣는 사람은 3명에 불과했지만, 그 어떤 신차발표회 못지 않게 열정적인 스피치였습니다.

최 대표와 방 이사의 스피치 모습.


인기 레이싱 모델 강유이 씨와 최근 3개월 동안 제가 본 훈남 중 최고 훈남인 패션모델 김장현 씨가 투입된 포토세션이 시작되자 상황은 그나마 좀 좋아졌습니다.

최 대표는 “포즈를 어떻게 해야 하나”며 프로 강유이 씨 옆에서 어색함을 감추려 하기도 하고, (이날이 최 대표의 신차발표회 데뷔 무대였다죠?) 온 기자들에게 “올해 목표는 1000대, 지켜봐 달라. 도와 달라”며 마케팅 상무 역할을 대신하기도 했죠.


최 대표에게 잠시 인터뷰를 청했습니다. 흔쾌히 인터뷰에 응한 그와 20여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엔고나 신차계획, 올해 마케팅 계획 등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최소 수십명의 기자가 득시글거리는 보통의 신차발표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죠. 덕분에 좋은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사진도 원없이 찍었습니다. 강유이 씨에게 운전하는 포즈를 취해 달라고 하기도 하고, 앞뒤로 구석구석 훑다시피 찍었습니다. 사진기자 흉내를 많이 내다보니 사진이 날이 갈수록 좋아져요. 아직은 미흡하지만.


모델 두 분 모두 끔찍할 정도로 멋졌습니다. 나중에 자동차 마니아 분께 사진을 보여주니 “으아아아아아 강유이~~~” 하면서 눈물을 흘리더군요. 그 분, 강유이 씨 팬클럽에도 가입했다며 못 간 걸 슬퍼하는데, 저도 ‘사진 몇 장 더 찍고 올걸…’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전 이후 준비된 식사를 못 하고 서둘러 행사장을 나섰습니다. 다른 기사 마감 때문에요. (아까운 밥ㅠ) 솔직히 회사에서는 이런 ‘비중 없는’ 행사에 힘 들이는 거 좋아하지 않습니다. 돌아가서 현대차, 기아차 소식 전하느라 정작 이날 스바루 기사는 저녁이 되도록 쓸 새도 없었죠.

그런데 이유 모를 오기가 생겨 집에 와서 신차 출시랑 인터뷰 기사를 나름 공들여 정리했습니다. 잘 나온 사진 갈무리 해서 사진기사도 올렸습니다. 왜냐구요? 솔직히 응원하고 싶어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 인생이 마이너해서일까요, 동병상련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기사에 개인 감정이 노골적으로 들어가선 안 되죠. 그래도 사적 감정이 아예 안 들어갈 수도 없다면 가급적 더 작은 기업에, 더 힘없는 사람에 대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제가 원래 글쟁이를 지망하게 된 까닭이기도 했고요.

잘 사는 놈은 계속 잘 살고, 못 사는 놈은 계속 못 사는 세상, 옳지도 않고 재미도 없습니다. 스바루의 선전을 기대해 봅니다. 스바루가 올해 목표인 1000대 판매를 달성하고, 성장해 간다면 제게도 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종교는 없으나 성경의 좋은 구절을 인용해 봅니다. ‘네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욥기 8장 7절)’ 이제 고작 9개월차를 맞은 브랜드입니다. 이날의 경험을 발판 삼아 앞으로 5년, 10년 후 주류 수입차 브랜드로서 성장할 수 있기를 개인적으로 기대해 봅니다.

참고로 스바루가 궁금하신 분은 제가 오늘 행사에서 작성한 인터뷰 기사 참조하세요. 눈길에서는 벤츠·BMW 저리가라 할 정도로 탄탄한 차들입니다. 상황이 좋아지만 이 정도로 마이너 브랜드에 머물러 있지만은 않을 겁니다.
http://www.ajnews.co.kr/view.jsp?newsId=20110117000534

PS. 오늘 행사 준비하신 스바루코리아 직원분들, 홍보대행사 비즈컴 분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밤 10시까지 퇴근 안 하시고 뒷마무리 하시던데 열심히 하면 분명 좋은 일이 있으리라고 믿어요. 파이팅!

Posted by 김형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