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2014.09.29 02:58

나 있을 때 한번 와.’

 

올 봄 반년 동안 영국에 파견근무 중인 친구가 저를 초청했습니다. 저와 친구, 영국에 있는 친구 세 명은 합심했죠. 카톡 채팅방에서 계획을 짰고, 결국 지난 추석 징검다리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다녀왔어요.

 

솔직히 좀 힘들긴 했어요. 역시 여행은 사서 고생…. 출장을 빼면 태어나서 가장 먼, 가장 오랜 여정이었어요. 발다리가 팅팅 부었다는….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즐겁고 유익한 기억. 개인적인 고민도, 일도 잠시 잊었죠. 이를 기념하고 나누기 위해 블로그에 체험기를 연재해볼까 해요.

 비행기 오르는 중. 외국 항공사 비행기는 어느 공항이든 찬밥 신세라 공항에서 바로 못타고 이렇게 버스 타고 움직여서 타야 한다는.

늘 그렇지만 10시간이 넘는 비행기 여행은 힘들어요. 다리도 퉁퉁 붓고..

 

유럽까지 가려면 오가는 데 하루 24시간은 꼬박 걸리죠. 비행기값도 100만원이 훌쩍 넘고. 가능한 한 최대한 길게 잡아야 했어요. 그러나 직장인이 길게 쉬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 저흰 추석 연휴를 이용했죠.

 

추석 연휴가 낀 9 5~13일. 두 번의 주말(4)과 추석 3일에 (여름)휴가 3일을 묶어 열흘의 연휴를 만들었고 그중 9일 동안 다녀왔죠.

 

싸고 좋은 비행기표를 찾는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웹서칭 어마어마하게 했죠. 알고는 있었지만 비행기표는 정가가 없다는 걸 새삼 실감.

 

국내 항공사 직항편은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내고, 외국계 항공사 경유편으로 눈을 돌렸죠. 그런데 같은 경유라도 공항에서 몇 시간씩 대기하는 건 죽음이죠. 최대한 싸되 경유시간 너무 길지 않은 걸로.

 

단체 여행은 사전 예매·일정조율이 생명

  

항공권은 예매가 빠를수록 싸다네요. 저희도 한달 전쯤 알아봤는데 이미 표가 동난 것도 있더라고요. 여름 휴가시즌은 지났지만 추석 연휴인 까닭에 저희처럼 가는 수요도 꽤 있었을 듯.

 

인터넷을 뒤진 결과 142만원짜리 아에로플로트(AEROPLOT, 러시아항공사) 왕복 항공권으로 결정! 가는데 16시간15, 오는데 13시간35. 모스크바 공항에서의 경유시간 각각 3시간10분과 1시간45. 이정도면 괜찮다 싶었죠. 더 싼 것도 있었는데 두 번 경유, 경유시간 6시간.. 뭐 이런 식이어서 포기.

 

결과적으론 운도 따랐어요. 올 때 모스크바에서 환승하는데 러시아항공사 일정에 빵꾸가 났는지 왜인지는 몰라도 대한항공을 타고 왔어요. 자리도 좋았고.

 

그런데 환승 공항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할 것 같아요. 갈 때 3시간10분 환승대기한 모스크바공항 안은 전체가 금연이더라고요. 저같은 애연가에게는 고문ㅠㅠ 그래서 포도주 한병 깠다는.. 원래는 러시아=보드카를 생각했는데 공항 안엔 보드카가 없더라고요. 못 찾은 건지.

 

대한항공 기내식. 아래 에어로플로트 기내식 사진도 올렸지만.. 기내식은 역시 고추장 담뿍 비빔밥이 최고!러시아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단체 여행은 사전 예매와 동선·일정 조율이 생명이더군요. 서로 가고 싶은 곳이나 하고 싶은 취향이 다르니까. 저희도 영국에 사는 친구를 영국에서 보자는 게 원래 목적이였는데 영국이 싫다는 친구가 있어 이탈리아가 추가됐고요, 이탈리아에서도 남부 나폴리(아말피)파와 북부 피렌체파가 갈려서 절충해야 했죠.

 

치열한 조율 끝에 영국 2(런던 외곽 1, 런던 시내 1), 이탈리아 4(피렌체 1, 나폴리~폼페이~아말피 2, 로마 1)을 더한 6일 여정이 확정됐죠. 세부 일정도 다 짰어요.

 

참고로 통상적인 여정은 아니었어요. 북유럽 영국하고 남유럽 이탈리아만 묶어 가는 일도 많지 않거니와 이탈리아 안에서도 북부인 피렌체와 남부인 나폴리를 찍은 것도 통상적이진 않았죠.

 

이미 지난 다음 얘기지만, 이탈리아 북부라면 베네치아-피렌체-로마, 거기에 패션의 도시 밀라노를 끼워서 한 코스가 되겠고, 남부 위주라면 시칠리아 같은 섬과 나폴리(피렌체)를 한번에 둘러보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취향 따라 조율하는 거고요.

 

저를 뺀 2명이 여행 마니아다보니 준비는 놀라울 정도로 착착 진행되더라고요. 출발 전 돈 들어가는 건 이미 대부분 예매를 마치고 몸만 훌쩍~.

 

저는 예매 문화가 익숙치 않았던 탓에 이역만리 땅 생면부지 사업자에 한달 뒤에나 이용할 서비스의 요금을 미리 지불한다는 게 당최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예매 안했으면 아예 못했을 것도 꽤 있었어요. 무작정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길지 않은 휴가,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이것저것 예매해 가는 게 좋겠더라고요.

 

‘68일 유럽 여행비용은 350만원

 

6박8일 유럽 여행비용은 총 350만원 들었습니다. 호화판 여행은 아니었지만, 아주 아끼려기보다는 적당히 쓸 생각이었다는 점 참고.

 

큰 단위의 이동에 18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인천에서의 왕복 항공권(142만원)에 런던(영국)~피렌체(이탈리아) 편도 항공권 36만원, 피렌체~나폴리(이탈리아) 기차표가 약 75000원 등등….

 

이탈리아에서의 4일 숙박비는 총 33만원. 영국은 친구네 집이 있었으니 공짜였고, 피렌체 한국인 민박이랑 이탈리아의 작은 민박집 1박이 130~140유로씩( 18만원, 1인당 6만원), 아말피 인근의 글램핑장 1박이 약 31만원(1인당 10만원)씩 들었죠.

 

나머지 137만원은 이래저래 썼어요. 뮤지컬이다 재즈다 공연 보는데 20만원, 렌터카 4일 빌리는데 50만원(1인당 17만원), 식비랑 소소한 이동에 하루 10만원씩 총 60여만원 정도 쓴 것 같아요. 이렇게 100만원 정도 나갔고요,

 

영국 카지노에서 블랙잭하다가 100파운드( 17만원) 정도 잃었고, 이탈리아에서 100유로( 13만원)짜리 지폐 하나 잃어버리고(도난 아닌 단순 분실) 하느라 총 30만원 추가로 나가고….

 

다른 친구들도 저랑 비슷하게 쓴 듯해요. 친구들은 카지노도 안 했고 돈도 안 잊어버렸지만 이래저래 선물 샀거든요. 전 해외출장이 많기에 선물·기념품은 생략.

 

비율로 보면 이동하는데 들어가는 돈이 60%로 가장 많고, 숙식에 약 20%, 관광과 여흥에 들어가는 돈이 20% 정도 들었네요. 다시 한번 느끼지만 이동할 때 가장 목돈이 들어가므로, 기왕 멀리 여행을 간다면 거기에 최대한 오래 머무는 게 이득일 듯합니다.

 

환전 영수증. 담번에 비슷한 규모의 여행을 한다면 좀더 적게 환전!

 

참고로 환전은 300파운드(50만원), 730유로(100만원)를 더해 총 150만원어치 해갔는데, 사전에 예매를 많이 해 놔서 300유로(40만원) 남았네요. 외화 사고팔 때 수수료가 3~4%는 되니까 최대한 딱 맞춰 가는 게 좋겠죠? 비자카드도 하나 만들어간 덕분에 현금은 더더욱 쓸 일이 없더군요. 비자카드나 마스터카드 둘 중 하나 있으면 웬만한 곳은 카드결제하는데 불편함이 없을 듯해요.

 

더 자세한 여행 이야기와 사진은 1~2일에 한 번씩 총 10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유럽여행 갈 계획이 있는 분은 참고하시길!

 

러시아항공 아에로플로트 기내식 모음

 

러시아항공 아에로플로트 기내식 모음

 

러시아항공 아에로플로트 기내식 모음

 

 

 

대한항공의 아침 기내식 오믈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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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욱
일기장2013.11.18 02:32

이영우 피아노 독주회 '초심'. 2013년 11월 16일 저녁 7시~8시 반.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

 

친구의 권유로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솔직히 누구의 어떤 공연을 보겠다는 생각은 없었죠. 그저 오랜만의 클래식 공연. 그리고 거기서 피아니스트 이영우를 만났습니다. 남자인 줄 알았는데 여자 분이시더군요. 즐거운 경험이었기에 간단히 후기 남깁니다.

 

한 시간 반의 공연은 한 편의 공포영화를 보는 듯했습니다. 1부 <새로운 소리를 찾아서> 3개의 곡은 온갖 불협화음으로 긴장감을 이어갔습니다. 실제로 공포영화에 어울릴 법한 사운드였습니다. 단 한번도 편안한 화음이 없었죠. 그러나 2부 <초심>은 때론 비장하게 따론 서정적으로 아름다운 화음을 들려주며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달랬습니다. 중반부까지 두려움에 떨게 만들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웰 메이드 공포영화 그 자체였습니다.

 

1부 첫 곡부터 다시 볼까요. 조나단 하비의 '메시앙의 무덤'이라는 피아노 곡이었습니다. 무대인사가 끝나고 조명이 한 번 꺼졌다 켜진 후 이어지는 불협화음. 게다가 알 수 없이 울려퍼지는 일그러진 전자 피아노 음. 묘한 조화. 공포스러웠습니다.

 

이영우는 첫 곡이 끝난 후 간단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워낙 실험적이었기에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는 그의 말. 능숙한 말솜씨는 아니었지만 의미는 충분히 전달됐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불협스러운 감정을 갖고 있다. 그게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저 또한 불쾌하고 불협한 글에 빠져들곤 하니까요.

 

참고로 전자음은 크리마(CREAMA)라는 팀이 맡았습니다. 외국 분. 전자-어쿠스틱 뮤직 앤 오디오 연구소의 약자라네요.

 

이영우는 여성답지 않은 당당한 체구에 강력한 힘을 보여줬습니다. 연주에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서울예고-서울대 음대-독일 베를린 예술대학. 분명 프로필은 엘리트 코스를 밟은 교수님인데 거친, 밑바닥의 에너지가 느껴진 건 저만의 생각이었을까요. 남다른 면이 있었습니다.

 

1부 두 번째 곡으로 가면 그의 독특한 선곡이 더 두드려졌습니다. 죄르지 쿠르탁이란 작곡가의 유희란 곡 일부를 들려줬습니다. 어린아이가 피아노로 장난치는 걸 모티브로 지은 곡이라고 했습니다. 진짜 주먹과 팔꿈치를 이용한 파격적인 주법이 등장했죠. 이것도 정확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친다는 악보가 존재할까요. 악보는 열심히 넘기시던데. 피아노를 타악기처럼 다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선율보단 리듬감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묘하게 신났습니다. 제가 10년 동안 드럼을 쳤기 때문일까요. 물론 역시 불협이었습니다.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면 이뤘지만.

 

1부 마지막은 피에르 조드로브스키의 '흰색의 시리즈'란 곡이었습니다. 역시 전자음과 조화를 이룬 곡. 가장 괴기스러웠습니다. '흰색'을 연상했는데 하필 이날 춥기도 해서 황량한 눈밭이 떠오르더군요. 한국 초연이라고 하던데. 연주자가 외국의 작곡가에 곡을 부탁하고, 작곡가가 한국 초연을 기뻐하며 곡을 주는 모습이 떠올라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곡은 괴기스럽기 짝이 없고.

 

전 1부 40여 분 공연 동안 줄곧 불안했습니다. 10분여 휴식 기간에도 이 불안함이 가시지 않았죠. 이대로 집에 갔다면 집에서도 내내 그랬을겁니다. 그러나 큰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 표에는 분명 2부에 브람스의 소나타가 연주될 것이었거든요. '소나타 올림 바 단조, 작품번호 2'. 브람스를 잘 알진 못하지만, 분명 전통 클래식이었겠죠. 소나타라면 분명 서정적인 곡일 테고요. 역시 그랬습니다.

 

피아니스트 이영우는 2부가 되자 더 여성스러운 원피스로 갈아입고 등장했습니다. 슈타인웨이 피아노도 좀 더 뒤편으로 옮겨졌죠. 악보? 그런 거 없었습니다. 이영우에게 매우 편안한 곡임이 틀림없었습니다. 제게도 그 편안한 감정이 전해졌습니다.

 

2부 시작 직전. 작은 해프닝도 긴장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어떤 관객, 아저씨의 전화 벨이 울렸습니다. 바로 끊었음 모르는데 그 아저씨는 미련하게 그걸 들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이 전화벨은 계속 울렸죠. 사람들은 웃었습니다. 이영우도 미소지었습니다. 제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1부 시작 때 그랬다면 어땠을까요. 짜증 혹은 불안함이 더해졌을 것 같습니다. 1부의 긴장감은 그만큼 컸습니다.

 

연주도 편안했습니다. 절제된 1부 연주와 달리 2부 연주는 연주자의 실력을 한껏 뽐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편안했습니다. 연주자 스스로 긴장감을 줄이고 마음껏 즐기는 느낌이었습니다. 아 정말 부러운 실력. 쇼팽은 곧잘 들어 대부분 알고 있는데 브람스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들어본 듯 익숙한 주제 멜로디가 몇 차례나 나왔습니다. 전 그 흥에 발도 구르고 머리도 끄덕였답니다. 로큰롤이었다면 일어나서 춤 추고 싶었을 정도로 흥에 겨웠습니다. 말씀드렸듯 이영우의 연주는 여성 피아니스트 이상의 힘을 가졌습니다. 이영우도 흥에 겨운 나머지 춤을 추는 듯 느껴졌습니다.

 

우연하게도 이런 인상적인 공연을 볼 수 있게 돼 행운이었습니다. 가끔 클래식 공연을 찾아다니는 수고스러움이 결코 헛되지 않군요. 이영우는 아마 내년 이맘때 다시 독주회를 연다고 합니다. 일부러 공연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하기에는 일상이 너무 고되지만, 내년 다시 추워질 때쯤, 이영우라는 피아니스트의 독주회가 열리지는 않나 찾아보게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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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욱
일기장2013.11.18 01:39

오랜 만에 축구 직관 했습니다. TV로 보는 거랑 직접 보는 거랑 사뭇 다르더군요. 축구를 잘 하거나 전문가는 아니지만, 축구를 하는 것도 보는 것도 좋아하는 만큼 후기 간단히 남기려고요.

 

 

이날 경기에서는 '원톱' 김신욱의 플레이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정말 머리 맞추는 재주는 기가 막히더군요. 단순히 머리를 갖다대는 게 아니라 후방 손흥민, 김보경, 이청용에 정확히 떨궈주는 모습이 일품이었습니다. 자신감이 생겼는지 나중엔 머리가 아닌 발로도 기가 막히게 떨궈주더군요. 마크하던 스위스 선수는 큰 힘을 못 썼죠.

 

전 늘 '키 크고 못 하는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재발견했습니다. 키도 큰데 발재간도 있는.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긴 했지만 헤딩 슛, 빗맞긴 했지만 백힐 슛.. 아쉬웠지만 훌륭했습니다. 수비수 입장에선 정말 부담스러울듯. 한국의 '크라우치(영국 예전 장신 국대)'.

 

더욱이 이날 경기에선 홍명보가 우려하던 뻥 축구가 줄었죠. 가끔 김신욱을 향한 롱 볼이 오기도 했지만 뒤에 손흥민-김보경-이쳥용 라인이 받쳐주다 보니. 정확한 장면은 기억 안나지만 발패스도 좋았어요.

 

손흥민도 이름값 했습니다. 역시 골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수비수를 교란하는 모습, 역습 때 질주하는 모습은 명불허전이었습니다. 김보경과 함께 국대 발재간둥이인듯 합니다. 다만 그 역시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할 정도의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제 기대가 너무 컸죠?ㅎㅎ

 

오늘 김보경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몇 번의 드리블 시도도 막혔고. 차라리 교체 투입된 이근호의 투지는 실제로 보니 더 좋더군요. 몇 번 위협적인 찬스도 만들었습니다. 결승골 어시스트도 이근호였죠. '투지는 넘치는데 못 하는 선수'라는 제 편견은 와르르. 결정력만 갖춘다면 투지는 리버풀의 루이스 수아레스 급.

 

이청용. 오늘의 주장. 골도 넣고 잘 하긴 했는데 '소녀슛'은 진짜더군요. 1대 1 찬스 한번 포함 두 번의 찬스에서 힘 없는 슛을 날렸죠. 업그레이드 할 방법 없을까요. 물론 온 몸을 이용한 헤딩 결승골이 빛난 하루이기는 했지만.

 

기성용은 잘했습니다. 킥도 날카롭고, (코너킥에서 홍정호 동점골 어시) 예전과 달리 투지도 더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멋진 태클도 하나 있었죠. 감독 비하 논란이 약이 된 걸까요. 노란 신발을 신고 나와서 멀리서도 구분하기 쉬웠습니다. 장현수와 중원 후방을 맡았는데 장현수는 모르는 선수이기도 했던 만큼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수비라인에서 제일 눈에 띈 건 왼쪽 윙백 김진수였습니다.  작았는데 엄청 빠르고 돌파력도 있더군요. 이영표의 후계자 소리를 듣는 선수죠? 이 포지션에 분데스리거 박주호도 있죠? 여긴 치열하겠네요. 두 센터백 김영권과 홍정호는 무난했습니다. '분데스리거' 홍정호는 한 골 넣기도 했고. 한 골 먹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안정적이었습니다. 스위스가 후반 들어 투지가 줄어든 것 같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우리가 압도한 경기였던 만큼 수비 능력을 체크하기는 어려운 경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용. 노란머리라서 눈에 띄었는데요. 전반 초반 실점에 관여해서 본인 스스로 좀 안타까웠을 것 같아요. 기성용에 주는 패스가 정확지 않았고, 급기야 골로 이어졌죠. 슛이 워낙 날카롭기도 했지만. 그 외에는 활발한 움직임 보여줬습니다. 이용 선수 힘내요.

 

음? 골키퍼에 정성룡 대신 김승규라는 선수가 올라왔네요. 첫 골 먹고 나서야 정성룡이 아닌 걸 알았어요. 하필 이날 경기에 앞서 정성룡이 국내 프로축구에서 실수를 했었죠? 김승규. 첫 골은 누구라도 막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코스가 완전 사각으로 잘 깔려들어와서. 후반쯤 1대 1 슈퍼세이브도 하나 했죠. 역전 분위기를 만든 순간 같았어요. 그런데 이후에 불안한 장면이 한두번 있었던 것 같아요. 기회를 더 쌓으면 큰 경기에서도 더 잘 하겠죠.

 

홍명보 감독의 전략도 손색 없었던 것 같아요. '쌍룡'은 여전히 건재했고, 손흥민-김신욱 절친의 호흡도 좋았어요. 후반 뻥축구 카드로 쓰던 김신욱을 선발 투입하고 스피디한 윤일록을 후반 투입한 것도 좋은 변화 같았어요. 손흥민 대신 나온 남태희는 제가 주목하지는 못했지만 이후 역전골이 나왔으니 활력은 불어넣은 셈이겠죠.

 

유럽 상위권에서 뛰는 선수는 손흥민 밖에 없지만, 다 각팀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하며 선전하고 있는데다 국내와 일본 J리거도 정말 잘 해 주고 있는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다음 날 일본-네덜란드 전도 관심을 모았더랬죠. 일본도 정말 잘하더라고요. 일본이 바르셀로나나 스페인 같은 '티키타카'라면 우리는 독일 바이에른 뮌헨이나 이탈리아 유벤투스 같은 힘의 축구 스타일. 조만간 한 판 붙어봤으면 좋겠네요. 누가 이기든 흥미로운 경기가 될 거 같아요.

 

http://sports.media.daum.net/live/kfa/slide.html?media-id=58832&planusid=71010393&categoryId=2

(한국 대 스위스 평가전. 다음 하이라이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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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욱
일기장2013.02.1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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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욱
일기장2013.01.23 15:56

기타야 치다 보니 어케든 소리가 나는데 원래 못 부르는 노래를 잘 부르게 할 순 없는듯ㅠ D-4!! 어쨌든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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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욱
2013.01.1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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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2.07.31 18:06

(2일 추가)

연예계에서 활동하시는 김교석 칼럼리스트라는 분이 명쾌하게 해설해 주셨네요. 이대로 묻으면 모두가 유야무야 지나갈 순 있겠죠. 하지만 이제 와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네요.

<김광수 대표 선택에 치를 떠는 까닭>

http://media.daum.net/entertain/enews/view?newsid=2012080116520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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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추가) 방금 화영이 트위터 올렸습니다.

"팬 여러분 이제껏 사랑해주셨는데 실망만 안겨드려 죄송합니다. 이제 그만 멈춰주시고 앞으로 더 성숙하고 발전된 모습들을 기대해주세요"라며 "코어콘텐츠미디어 분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슬픕니다. 피해자가 사과하고, 가해자 및 이를 부추긴 측은 이제 묵묵부답. 이 글 제목처럼 어물쩍 덮네요. 이게 이 기획사, 이 회사 대표의 방식인가 봅니다. 사태파악 안되는 몇몇 기자는 벌써 '화해' 얘기 꺼냅니다. 아래 링크 글 참조.

걱정인 건 코어콘텐츠미디어라는 회사와 김광수의 힘. 전 모르지만 그 쪽에선 거물이라더군요. 화영이 계속 연예계 생활을 해 나갈라면 어떻게든 타협해야 할 수도. 팀 내 왕따가 아니라 연예계 전체 왕따. 언니(?)도 이 기획사 소속이라죠? 시발. 팬덤도 무섭지만. 제 나이 또래의 삼촌팬이 참 무섭다고 합디다. 뭐 팬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5~6년 긴 시각으로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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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 아. 보다못해 손가락 듭니다. 뭐 티아라라고는 '보핍보핍' 밖에 모르고, 연예 담당도 아닌 만큼 100% 알진 못합니다. 그런데 정황상 눈에 뻔히 보이는 일을 유야무야 덮으려는 게 괘씸하네요. 왕따, 그리고 퇴출. 관련해서 몇 자 쓸테니, 사실확인 안 된 언론사 및 기자 상대로 소송 거신다고 한 코어콘텐츠미디어 관계자 분들, 저도 고소 리스트에 추가해 주시죠.

제가 알기론 티아라 화영 사태가 불거진 건 지난 25일 일본 공연 때부터죠. 배경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잠깐 사족.

일본 첫 단독 공연(?)에서 다리를 다친 화영이 발목을 짚고 한 곡 부르고 나머지는 불참하면서 불거졌슴다. 이를 부추긴 건 트위터의 '의지' 공방. 은정은 이날 '의지가 사람을 만든다'며 부상으로 공연을 제대로 못 한 화영을 '디스'하는 발언을 했고, 효민-지연-소연-보람이 응원 트윗을 덧붙였죠. 이에 화영은 '의지만으로는 무리일 때가 있다'고 했고.

팬덤 사이에선 알려졌지만 저같은 보통 사람은 모르는 일이었죠. 하지만 이 가운데, 김광수 대표는 28일쯤 '30일 중대발표'를 선언하면서 마른 장작에 불이 붙기 시작해요. 팬덤을 중심으로 인터넷 상에서의 '왕따설'이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해요. 아래 블로그 모음 참조하세요.

http://blog.naver.com/gbeovhs153?Redirect=Log&logNo=90148509346

http://blog.naver.com/wldusl96?Redirect=Log&logNo=70143419394

멤버 과거사를 일일히 들추는 건 문제지만, 단순히 웃어넘길 수 만은 없는 일들이 꽤 벌어졌네요. 방송이랑 실제 모습이 다른 연예인이야 많다지만, 방송이나 SNS 등 비교적 공공 장소에서까지 일어난 노골적인 왕따는 좀처럼 보기 힘들죠. '안티'의 악의적 편집을 감안하더라도 왕따를 당하고 있었음은 분명합니다. 사람들이 모르는 건 정도의 차이 정도겠죠.

화영은 2009년 출범한 티아라에 1년 쯤 후인 2010년 합류합니다. 6인조에서 7인조로 바뀌었고, 이듬해 보핍보핍으로 한류 아이돌 음악 시장에서 상종가를 구가합니다. 올 7월에 아름이라는 새 멤버도 들어왔네요.

앞선 6명은 2009년 7월 데뷔 전부터 함께해 왔습니다. 데뷔 후 만 3년이 조금 지났죠. 아이돌 준비생 기간이 상당히 긴 걸 감안하면 못해도 5년에서 10년 사이를 함께 해 왔겠죠. 그런데 화영은 중간에 합류, 2011년 최전성기를 함께 누립니다. 어찌 보면 마뜩찮을 수 있었겠죠. 그 와중에 화영의 처신이 적절치 않을 수도 있고. 김 대표의 말마따나 화영이 일부 잘못했을 수도 있죠. 왕따도 왕따 나름일 순 있잖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왕따가 합리화되는 건 아닙니다. 계속 어물쩍 넘어가려는 걸 보면,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장소에선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왕따가 벌어졌을 지 모르겠다는 식의 상상력만 커집니다. 특히 최근 해외 활동, 24시간 붙어다녔으니, 얼마나 불편했을까요.

86~87년생인 멤버들도 이제 어리다는 핑계만 대기는 쉽지 않은 나이기도 합니다. 벌써 20대 중반입니다. 자기 행동에 책임 질 나이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융화하려는 노력도 했겠죠. 그네들에 있어 티아라가 얼마나 소중했겠습니까. 하지만 그 융화가 잘 안 됐다고 해서 왕따를? 그건 아니죠. 프로의식이 결여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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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더욱 부추긴 건 30일부터 이어진 김광수 대표의 발언입니다. 화영이 목발을 집어던지면서 난동을 부렸다고 디스해 놓고, 화영을 보호하고자 20여 가지의 다른 일화는 말하지 않겠다는 앞 뒤가 안 맞는 말들. 화영의 '돌출행동'이 아니라 김광수 대표의 '돌출행동'이었죠. "진실이 밝혀지면 누가 더 피해를 보는지 명심하라"며 화영에 대한 사실상의 협박·회유까지.

그리고 김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고 한들, 그 배경에 무엇이 있었을까까진 모릅니다. 어쩌면 김 대표 스스로도 그들 안에서 벌어진 일들을 다 알지는 못하지 않을까요. 정말 화영이 스스로 대스타라고 생각해서 난동을 부린 걸까요. 아니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걸까요. 그만큼 개념이 없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워낙 이슈가 커진 터라 이 말 저 말, 말만 많습니다. 뭐가 사실인지도 알 수 없고, 본질이 흐려지는 문제도 있습니다. 백댄서 폭로는 10대의 루머로 밝혀지고, 코어 측에서도 선처했죠. 하지만 '티아라 내부에서 어떤 이유에서였든 왕따가 있었고, 왕따가 문제시 되자 기획사 대표가 스스로 왕따를 퇴출했다'는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학교로 치면 왕따 문제가 커지기 전에 왕따 학생을 전학/퇴학시킨 격이죠.

통상 5년 이상인 아이돌 계약기간과 상관없이 화영을 즉시 퇴출한 것도 위 추정에 힘을 싣습니다. 사실 화영에 그토록 문제가 있었다면, 계속 붙잡아두거나 계약 위반을 들어 배상을 청구하는 방법이 있었을 겁니다. 무조건 방출은 본인 스스로 잘못을 인정한 셈이죠. 티아라나 화영이 모두 살 수 있는 '최선'을 찾은 게 결국 방출이었을 테고요.

요컨대 기획사에서 눈에 뻔히 보이는 사실조차 숨기고, 한 명에 뒤집어 씌워 내보냈습니다. 사람들이 상상력을 자극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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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얘기라고, 그리 유야무야 간단히 끝낼 문제가 아닙니다. 연이은 청소년 자살로 사회 이슈가 된 왕따 문제입니다. 가볍게 볼 수 없죠. 사람들이 이토록 분노하는 것 역시 왕따의 사회적 심각성을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어제 생긴 '티진요(티아라에 진실을 요구합니다)' 회원 수가 좀 전에 30만명에 육박한답니다. 이 사람 모두가 어떤 힘을 발휘한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이들이 이슈화하고 있는 모든 얘기가 다 진실이라고도 생각치 않아요. 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 격인 왕따 문제 덮기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가 이만큼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의 우상 격인 아이돌 내에서 왕따가 있었다는 거, 그걸 어른들이 덮으려 했다는 거. TV의 선정성 논란 이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확인된 사실만 보도해 달라. 법적 대응 하겠다"는 김 대표의 말은 웃깁니다. 연예계의 큰손으로써 '공공연한 진실'을 '왜곡된 사실'로 덮을 수 있다는 자신감입니까.

화영 한 사람 죽임으로써 유야무야 다시 돈벌이 할 수 있다는 당신의 짧은 생각이 아쉽습니다. 성 접대나, 로비가 만연하다는 그 연예계에서 이만하면 잘 해온 건가요? 하지만 틀렸습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 잘못된 건 잘못된 겁니다. 영화 아저씨 속 원빈의 말처럼 당신은 지금 그 애(화영)한테 사과를 했어야 해요. 대충 넘어가는 게 아니라 '팀내 불화가 있었다. 책임자로서 죄송하다'는 걸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어야 해요. 그렇게 했다면 일이 이렇게 커지진 않았을 겁니다.

어쨌든 최악의 수습책을 내놓은 만큼 이제 티아라의 정상적인 활동은 당분간 힘들게 됐습니다. 팬사이트 티아라닷컴 폐쇄, 티아라 멤버 출연 TV·공연 폐지운동 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아이돌로썬 이미 회복불가 상태가 아닐까요. 얼마 전 합류한 막내 아름에겐 딱한 일이지만.

물론 일부 네티즌의 태도도 문제는 문제입니다. 과거 청소년 시절의 잘못까지 들추어 내는 건 사실을 직시하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더욱이 익명을 이용한 루머 부추기기, 장난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하지만 성난 여론을 덮으려는 티아라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의 방식이 이를 부추긴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스스로 문제를 악화시켰습니다. 이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해결책을 내 놓는게 회사나 팀에 이로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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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욱
일기장2012.06.03 17:47

웹서핑 중 '로또를 사는 건 쓸데없는 짓이다, 아니다, 쓸데있는 짓이다'라며 그야말로 쓸데없는 논쟁이 일어난 걸 보게 됐습니다. 혹자는 '조작이다' 의혹도 제기하더군요. 뭐 진흙탕 싸움이죠. 이 같은 논란을 명확히 정리하기 위해 손가락을 듭니다.

일단 당첨 확률을 볼까요.

1등 814만5060분의 1

2등 135만7510분의 1

3등 3만5724분의 1

4등 733분의 1

5등 45분의 1

수치상 로또를 사지 않을 때 경제적 효용가치는 가장 높습니다. 확률상으론 81억4506만원어치를 사야 1등에 당첨됩니다.(물론 1~5등 모두에 당첨되겠죠)  3등 이상 역시 현실 속에서 1만분의 1 확률이 넘으면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감안하면,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5000만명 인구 중 연 5000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합니다. 로또 1등 당첨자가 매주 3~4명씩 52주, 즉 200명 전후로 나오는 걸 감안하면 교통사고 사망 확률이 25배 높네요.

더욱이 로또는 전체 판매액에서 절반만을 상금으로 나눠줍니다. 나머지 42%는 각종 사회공헌 사업에, 8%는 운영비로 사용됩니다. 50%만이 로또를 산 사람에게 지급됩니다. 고정액인 4~5등에 먼저 나눠주고 1~3등 당첨자에 각각 75/12.5/12.5%씩 나눠주는 방식.

지난 주 총 구매액이 529억원이었으니까 264억원으로 아웅다웅 나눠갖는 거죠. 가령 도박이 벌어지는 하우스에서 자릿세로 50%를 떼 간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안 하고 말겠죠? 나머지는 사업기금으로 떨어지는데 그 기금이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미칠 영향은.. 세금을 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없다고 봐야죠.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역시 한 판 1000원에 대한 효용가치는 500원에 불과합니다. 세금(불로소득 3억 이상 33%, 이하 22%)을 제한다면 실제론 350원 전후에 불과하겠죠.

하지만 수치상으론 설명할 수 없는 로또의 가치가 있습니다. 합법적인 몰아주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보통의 서민은 죽었다 깨나도 이번 주 당첨금 32억원을 벌 방법이 없습니다. 2등 당첨금인 4700만원도 현금으로 만질 기회는 좀처럼 없습니다. 집이다 뭐다 묶여있는 게 보통이겠죠. 로또는 이같은 목돈을 만질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확률은 극히 미미하니 희망고문이라고 해도 별 수 없지만.

(출처= 로또 홈페이지)

한국에서는 로또와 연금복권, 토토, 강원랜드만이 범죄의 위협 없이 합법적으로 큰 노력 없이 '일확천금'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사업과 주식투자로도 큰 돈을 벌 수 있겠지만 이건 개인의 지식과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번외로 하죠.

그런 의미에서 로또를 산다는 것 자체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지갑 속에 로또 한 장을 넣어두는 것, 그 자체로 적잖은 즐거움을 누리고 있습니다. 유형의 가치는 0원에 가깝지만, 수치로 설명할 수 있는 무형의 가치가 분명 있는거죠. 궤변이지만 로또를 사지 않으면 당첨확률은 0%, 사면 당첨확률은 50%(되거나, 되지 않거나)가 됩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산다면 매주 1000원만 사십시오. 매주 1000원을 사도 당첨될 확률은 분명 존재합니다.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담도 없습니다. 보통 사람의 경우 매주 1000원, 1년 5만2000원은 그냥 둬도 사라지는 돈이니까요.

그러나 그 이상을 사는 건 멍청한 짓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반복하지만 현실 속에서 1만 분의 1(0.01%) 이상의 확률은 '불가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100분의 1(1%)의 확률만 해도 엄청난데. 그 100배라니.. 그런 이유로 매주 1장(1000원)을 사나 100장(10만원)을 사나, 당첨확률이 815만 분의 1이거나 8만1500분의 1이거나 현실 속의 당첨확률은 0%에 가깝습니다. 더 산다고 확률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많이 사면 살수록, 수치상 효용가치는 떨어집니다. 가능한 한 최소금액으로 최대효용가치를 누리는 게 1주 1000원인 셈입니다.

저 역시 496회 중 약 400회 동안 몇 주를 빼곤 매주 1000원어치를 사서 지갑 속에 넣어 뒀습니다. 한 9년 동안 40만원 쓴 셈이죠? 더 정확히 하면 5등에 4번쯤 당첨됐으니 당첨금 2만원을 뺀 38만원쯤 썼겠네요. 400회를 샀으면 5등(1/45)에 9번은 당첨돼야 했을텐데 저도 운이 없는 편이네요. 그러나 저는 그 9년여 동안 지갑에 10억원 쯤 되는 돈을 들고 있다는 기분좋은 착각을 할 수 있었답니다. 한 주 1000원치고는 과분한 감정적 효용가치를 누린 셈이죠. 깨알 같은 조마조마함도 덤으로. 번호를 정해 놨거든요. 깜빡 잊거나 불가피하게 이번 주 로또를 사지 않았을 땐 제 번호가 당첨됐을까봐 더 조마조마해진답니다.

1990년대 중반쯤. 이런 해외토픽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영국에서 10년째 한 번호를 산 로또 구매자가 깜빡 잊고 한 주를 안 샀는데 마침 그 번호가 100억원대 1등에 당첨됐고, 그 충격에 자살했다는 뉴스. 당시 국내엔 이같은 개념의 로또가 없었다죠. 재밌는 건 그 다음 주에 또 이 사람 해외토픽이 나오더라고요. 그가 자살한 다음 주 로또에서도 그 번호가 또 다시 20억원대에 당첨됐다는.. 인생, 참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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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욱
일기장2012.03.08 00:17

절대남자 시즌2 첫방 모습. 인터넷 방송영상 캡쳐. 피트니스


XTM <절대남자 시즌2>란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100명 중 1명의 절대남으로. 지난달 첫 촬영하고 지난 주말에 두 번째 촬영 했는데 어제 첫 방송이 나갔더군요. 방송 보고 첫 방송이 재밌기도 하고, 반갑기도 해서 후기 남깁니다.

진짜 힘듭니다.

운동. 진짜 힘들었습니다. 방송에선 다들 뽀샤시하게 웃으면서 나왔는데 진짜 힘들더군요. 나름 한 달 전부터 운동 한다고 했는데(축구). 이날 리허설 때 한 번 연습하고, 본방 때 두 번 연습한 것 만으로 온 몸이 비명을 질렀습니다. '노컷 피트니스'라고 5분씩(두 코너 총 10분) 하는데 추운 날 땀이 비오듯 흐르고 근육들이 비명을 질렀습니다.

방송에 거의 나오지 않지만 트레이너들의 친절한 설명도 도움이 됐습니다. 가령 호흡법. 근육이 수축할 때 숨을 내밷는다. 즉 몸에 힘 들어갈 때 숨을 내밷는다는 게 기본 원리라는 거. 또 자신이 키우고 싶은 근육에 정신을 집중해야 실제 그 근육에 반응이 있다는 거. 한 트레이너 분은 '자꾸 만져보라'고 하시더군요. 몸과 대화하라는 거죠.

요컨대 이 방송을 보는 것 만으로도 상당한 운동 효과가 있으리란 겁니다.

다만 단순히 보고 대충 흉내내고 따라하는 것 만으론 수박 겉핥기에 그칠 수 있고, 녹화해 놓거나 인터넷으로 다운로드 받으셔서 하루 10분만 투자하면, 구태여 헬스장 갈 것 없이 상당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으리란 거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식이요법에 대한 설명에서도 하나 배웠습니다. 제가 밥 제때 챙기기도 힘든 까닭에 매 3시간마다 고구마나 닭가슴살을  챙겨먹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겠더라고요. 칼로리 계산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단 아침은 꼭 챙기기로 했습니다. 대신 적당량만.

"몸은 습관에 적응한다. 아침을 안 먹거나 불규칙적인 식습관을 가지면, 몸은 '영양공급이 불충분하다. 지방을 축적해 둬야겠다'며 뱃살을 키우려 한다"는 트레이너의 말이 인상적이었거든요.


오른쪽 첫번째가 저예요. 딱 두 번 잡히더라고요ㅎㅎ


실제 방송에 참여해 보니..

힘들었습니다. 정말. 방송기자, PD나 방송작가 대신 신문기자를 택한 게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아침 10시 반에 모여서 저녁 8시쯤 촬영이 끝나더군요(CJ E&M센터). 물론 PD나 작가는 그보다 일찍 모여서 그보다 늦게 끝나죠.

그럼 방송을 한 번 뜯어볼까요. <절대남자 시즌2>는 CJ E&M이 제작했습니다. 이 회사는 XTM을 비롯, OCN, TVN, MNET, 온스타일 등 16개의 케이블 채널을 보유한 방송계의 블루칩. 단 실제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외주제작 프로덕션 코엔미디어인 것 같았어요. 원래 천성적으로 이것저것 호기심이 많은데, 이건 일이 아니다 보니 크게 중요하게 생각치 않았습니다. 세세한 건 그냥 넘어가죠ㅎㅎ

특히 작가 및 막내 PD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희야 그냥 얹혀가는 거죠. 참고로 이 방송에는 총 6명의 PD가 투입됐습니다. 총괄PD는 제작의 큰 틀에서 PPL까지 관여하고, 한 PD는 촬영진행, 다른 PD는 모니터, 다른 PD는 편집.. 뭐 이런 식이겠죠.

의외였던 건 인터넷 기사를 검색해도 제대로 된 PD 소개도 안 돼 있더라고요. 수 많은 연예방송 전문매체들 다 어디갔어? 다 놀고 있나? 아는 연예부 방송담당 후배기자들 좀 풀어서 홍보해야 될 거 같아요ㅋㅋ

정가은은 베테랑이었다

여차저차 연예인을 본 일은 많았지만 실제 '함께 일 해 본' 건 처음이에요. 이번 방송에는 배우 류태준, 방송인 정가은 씨가 공동 사회를 맡게 됐습니다. 그 밖에 윤태식, 김선우, 한동길 트레이너와 미모의 여성 트레이너 다섯 분이 함께하시죠. (성함은 기억 못하지만 다들 초일류 트레이너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촬영현장 분위기를 리드하는 건 단연 정가은 씨였습니다. 뭐 남자 100명이 있는 곳에서 미녀 사회자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하지만 경험이랄까, 경륜이랄까 그런 것도 있었어요. 카메라 꺼졌을 때도 무대에 남아 패널(절대남자 100명)들과 얘기하고, 인증샷 찍고, NG 났을 때나 다들 지쳐갈 때 파이팅 넣어주는 것도 정가은 씨 몫이었죠.

아. 전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류태준 씨랑만 인증샷 찍었어요. 다만 아마 TV 진행은 처음인 모양이었습니다. 첫 방송 땐 저희들이 다 긴장할 정도였으니까요ㅎㅎ (이미 두 번째 촬영을 마쳤는데 그 땐 한결 나은 모습. 멋졌습니다!)

가장 멋있었던 건 윤태식 트레이너(노바디 코너 진행). '베이글녀'의 남성판이라고 해야 할까요. 귀여운 외모에 다부진 근육이 너무 멋졌습니다. 카리스마는 김선우 트레이너(C.I.A코너 진행)가 더 있었지만. 한동길 트레이너는 실제 교수님이셔서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셨고요. 시즌1에선 숀리란 트레이너가 꽤 많은 인기를 얻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스타 탄생 기대할게요.

인증샷 모습. 왼쪽은 정가은 씨와 부쩍 친해진 바로 옆 절대남의 인증샷. 오른쪽은 저와 류태준 씨.

출처는 XTM 홈페이지 소개란.


절대남 1인당 출연료 42만원?

이제 앞으로 3개월 남았습니다. 벌써 옆 형님이
랑은 촬영 후 떡볶이도 먹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됐는데. 남은 촬영도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진짜 열심히 해서 보기 좋고 먹기 좋은 떡.. 이 아니라 보기 좋고 건강한 몸 만들어 보려고요. 기왕 참여하는 거, 가급적 시청률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요.

PPL도 잠깐 소개할까요. 메인 스폰서는 일본 브랜드 데상트(데상트코리아)군요. 음료 스폰서는 헛개수(CJ), 그 외 각종 트레이닝 도구들도 PPL 대상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헛개수야 CJ가 같은 계열사니 제대로 된 PPL료는 못 받을테고 데상트랑 함께 하는 방송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ㅋ 옷 좋던데요.

인상적이었던 건 매 촬영마다 브랜드에 테이프를 붙이는 모습. 과도한 PPL에 따른 방송심의위원회 규정 때문이겠죠. 제가 자동차 담당이라 자동차 PPL에는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리얼 버라이어티 '무한도전'은 기아차가 차량을 제공하죠. '런닝맨'은 현대차고. CJ미디어그룹은 한국닛산과 인연을 맺은 바 있습니다. 슈퍼스타K 시즌3 때 큐브 4대를 경품으로 내걸었고, 결과적으로 방송도 차도 대박 났었습니다. XTM에선 아예 탑기어코리아라고, 세계적인 자동차 버라이어티 '탑기어' 한국판을 방송했는데 요새 안 좋다는 소문이.. 뭐 길게 말 않겠습니다.

절대남자 100명에게 상금 형식의 출연료도 줍니다. 개인적으로 몸 욕심 뿐, 돈 욕심은 없지만(진짜?ㅋ) 총 16회 방송마다 1명씩 선정, 100만원 줍니다. 최종 1등 1명에겐 무려 1000만원. 총 상금 2600만원이네요. 또 매 촬영당 교통비 1만원씩(*100=1600만원). 절대남자 인건비만 해도 4200만원이나 되는 셈. 1인당 42만원. 벌써 상금을 받은 것 같이 기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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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욱
일기장2011.12.13 00:27

오늘 한 친구가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다짜고짜 부동산으로부터 전세금을 3000만원 넘게 올려달라며 오늘 부동산으로 오라는 전화가 온거죠.


이 친구, 지금 7000만원대 오피스텔에 거주합니다. 그런데 집주인이 1억원 이상 받아야겠다며, 그게 안되면 전세로라도 돌려야겠다며 부동산에 생떼를 쓴 겁니다.

 

생떼라고 했냐면, 계약기간이 한참 전에 끝났거든요. 3. 무려 9개월 전. 2009 3월에 입주해서 2011 3월에 자동 갱신된 겁니다. 2013 3월까지는 이 금액으로 그대로 가는게 법적으론 맞는거죠.

 

주인이 미쳤나?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짓을 한거죠? 주인의 요청을 받은 부동산의 말을 들어보죠.

 

법적으론 친구(세입자)가 옳다. 역시 법적으론 안 올려줘도 된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집주인 불편하게 하면 계약 끝나고 전세금 안 돌려주는 수가 생긴다.” 아놔. 결국 집주인은 세입자에 무한 갑이란 거죠. 더욱이 최근 전세값이 폭등하면서 주인도 이 집만 너무 싸다는 생각을 한 거죠.

 

그래요. 안 올려줘도 된다고 칩시다. 나중에 전세금 안 돌려주면 소송 걸면 그만이고. 그런데 말이 쉽지,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 하더라고요. 변호사 쓰는 것도, 소송 거는 것도, 모두 돈과 시간,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시비가 명백하기에 이기기야 하겠지만, 그 동안 전세금 묶이면 무슨 돈으로 어디서 잡니까. 또 매일 같이 일에 치이는 일상. 소송에 드는 그 육체적.정신적 노력 감당하기 힘듭니다. 집주인이야, 뭐 하는 인간인지 몰라도 집이라도 있으니..

 

그래서 결국 2000만원 올리는 걸로 계약서 다시 썼어요. 욕 나오죠. 그것도 12월부터가 아니라 9개월 전인 3월부터 시작하는 걸로. 결국 계약이 끝나는 내후년 3, 15개월 뒤에는 다시 계약해야 해요. 당연히 더 올려달라겠죠.

 

걱정도 생겼습니다. ‘집주인 자식, 급전 필요한가. 혹시 망해서 전세금 못 돌려받는 거 아냐.’ 돈도 까먹고, 열도 받고, 걱정도 늘어난 셈이죠.

 

-. 기가 차더군요. 간만에 분노 모우드. 생각 같아선 집에 찾아가 깽판이라도 놓고 싶은 심정. 아는 사람중에 조폭이 없는 게 아쉬운 심정.

 

친구는 그래요. “나도 화 난다. 하지만 어쩌겠냐. 그래도 시세보다는 싼 걸 위안 삼아야지. 계약 끝내면 전세금이나 제때 받아서 나와야지.”

 

뭐 저도 별 수 없는지라 삭일 수 밖에 없었죠. 생각 같아선 소송 각오하고라도 붙고 싶지만 아오, 일에 치여 사는 입장에 복잡해질수록 나만 손해란 생각이 들더군요. 2000만원이면 이자를 5%씩 받는다 쳐도 1년 반이면 150만원. 10만원 꼴. 복잡해지느니 그거 주고 말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술집 장사하시는 분이 조폭에 상납료 내는 심정이랄까요.

 

, 다시 느낀 거지만 보통 사람에게 법과 정의는 너무 멀어요. 조폭, 혹은 조폭 같은 갑의 횡포에 을은 무력해요. 진짜 열 받지만. 열 내면 을이 여러모로 손해. 그냥 인터넷에 푸념 올리는 걸로 스트레스 해소하고 맙니다. 더러운 세상. 이번에 150만원 가량 수익 올리신 그 집주인, 그 천박한 탐욕, 언젠가 자빠질 날이 오길 간절히 빕니다.

관련 내용 알아보려고 인터넷 검색하다보니 한겨울에 거리로 내몰린 세입자도 있다는군요. 참 세상 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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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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