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2012.12.07 17:52

(추가)

이 포스팅 내용 속 드록빡 님께서 정중하게 유감의 뜻을 내비치셨고, 저 역시 상당 부분 인정하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추가합니다. 읽기 전에 참조하세요.

떠들썩한 퍼포먼스, 영웅심리, 오버 같은 표현은 고가의 '불량 신차'를 산 고객 분의 답답함을 폄훼한 부분이 있습니다. 블로그는 다분히 사적이라고 생각했고, 업무 외 시간에 작성했다는 제 안일한 생각에 글 속 당사자 분께서 불쾌하실 수 있다는 생각을 않고, 신중하지 않았던 점 사과드립니다.

기자를 끌어모았다고 하는 부분도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많은 매체에서 보도했기에 기자들이 많이 온 것으로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저를 포함한 극히 일부 기자과만 접촉했고, 실제로 온 매체는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인터넷 등을 통해 확인한 것이겠죠.

여기에 덧붙여 저 역시 다른 경로를 통해 녹을 보긴 했지만, 드록빡 님께서 말씀하신 공조기, 주유구 등등의 녹 여부는 알지 못합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여러 의미에서 요즘 언론 환경은 좋은 편이 아닙니다. 언론의 위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자 개개인에 이런 일들이 핑곗거리가 되서는 안 되겠죠. 월급쟁이라고 말해도.. 솔직히 반박 못 합니다. 오히려 더 나쁠 수도 있죠. 이래저래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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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서비스 천국'입니다. 소비자가 왕입니다. 선진국에서 사는 분들이 늘 하는 말이 "한국서 살다가 외국에 있으면 정말 답답하다. 너무 느리다"는 겁니다. 그런 만큼 고객의 과도한 불만 제기가 문제기도 하죠. 이른바 '블랙컨슈머'. 개콘 정여사 같은 패러디물도 나올 정도. 선진국은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역시 '근로자'라는 인식이 분명합니다. 서비스가 좋을 수록 전체적인 근로 환경은 안 좋은 악순환이죠.

 

3년째 자동차 기자를 하면서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대응도 접할 기회가 많습니다. 저 스스로도 일주일에 3~4통 꼴로 제보를 받고, 인터넷이나 소비자보호원 같은 곳까지 찾아보면 하루에 수십건씩 접수되는 게 소비자 불만입니다. 차는 서비스가 아닌 제품 그 자체지만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제품이란 점에서 소비자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게다가 최소 1000만원에서 수천만원, 심지어 수억원을 호가하는 만큼 한 회사의 서비스 역량은 곧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고민입니다. 분명 제조사는 강자고 소비자는 약자입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는 왕의 권리를 과도하게 행사하는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이들은 언론과 인터넷 등을 통해 과도하게 불만을 표출함으로써 회사는 물론 보통의 다수 소비자들에게까지 피해를 끼칩니다. 그런데 그 경계선이 애매합니다. 정말 애매합니다. 나름 선별하고는 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최근 이런 고민을 심각하게 하게 된 사례가 하나 있었습니다. 이른바 BMW 녹디 논란.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제 입장이 돼 함께 판단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산업부 기자로써 소비자 불만을 어떤 식으로 처리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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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지인을 통해 BMW 3시리즈 고객의 불만 제보를 받았습니다. BMW 3시리즈의 시트 밑 녹 현상 때문입니다. 다음 기사 참조.

BMW 새차에 녹…고객도 뿔났다<2012년 11월 28일. 헤럴드경제 김대연 기자>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21128000175&md=20121201004554_AN

BMW 서울 역삼 정비소 전경. BMW코리아 제공

통화해 보니 화가 많이 나셨더라고요. 정확히 누구의 차, 어느 부분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녹 사진도 받았습니다. 그 분은 결국 3~4일쯤 논현동 도산대로사거리, 일명 수입차 사거리에서 기자들을 잔뜩 불러모아 서울 앞 유리창을 깨고 빨간색 스프레이로 보닛에 '모태녹차'라고 쓰는 1인 시위를 했습니다. '퍼포먼스'를 사랑하는 많은 기자들이 갔고, 보도를 통해 꽤나 큰 이슈가 됐습니다.

 

[영상]`녹차` BMW 320d 차주 "방청제 못 믿어…제대로 책임져라"<2012년 12월 6일 뉴스원 김현아 기자>

http://noontv.news1.kr/vd/2079

 

"새 차 맞아?" BMW 곳곳에 녹슬어<2012년 12월 6일 MBN 오지예 기자>

http://mbn.mk.co.kr/pages/news/newsView.php?news_seq_no=1271160

 

[기자수첩]BMW 녹차 시위, 회사도 시위자도 '진성성' 어디에?<2012년 12월 7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유성용 기자>

http://www.consumernews.co.kr/news/view.html?gid=main&bid=news&pid=358759

 

저는 안 갔습니다. 아니 못 갔습니다. 제게는 '퍼포먼스'를 한다는 공지 자체가 30분 전에서야 왔고, 통화를 하니 '바쁘시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퍼포먼스 준비와 함께 많은 기자들과 연락하느라 바빴겠죠. 전 멀리 있었을 뿐더러 다른 건을 취재중이었기 때문에 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또.. 진짜 솔직히 말씀드리면 썩 내키지 않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기자 5년 경험상 '술 한잔 사겠다' '기자상을 받게 해 드리겠다'는 식의 오버스러운 얘기, 기자들 불러모아놓고 펼치는 자극적인 퍼포먼스가 탐탁치 않았습니다.

 

실제 영상을 보니, 거기 간 기자들도 요란한 퍼포먼스 뿐 실제 녹을 구경할 순 없었던 모양입니다.

 

제 어줍잖은 기자관으로도 술이나 무슨무슨 기자상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심지어는 기사조차 제일 중요한 건 아닙니다. 단순히 제 눈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모두의 불만이 원만하게 해결되면 그걸로 족하죠. 이번 건 역시 제가 녹을 눈으로 보고, 이에 대한 제조사 측 대응을 확인하고, 좋은 해결법을 모색하는 수순을 밟을 예정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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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 측과 통화 했습니다. "소비자들의 불만을 알고 있다. 하루이틀 내 개선된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3시리즈를 탄 다른 소비자들과도 통화 했습니다. "기사 나온 거 보고 있다. 그래서 나도 확인해 봤더니 녹이 있더라. 어쨌든 회사가 조치를 해 준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떤 분은 사측으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어떤 분은 못 받았다는 걸 보니 순차적으로 전화를 돌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 얘길 듣고 아까운 유리창을 깨시려는 분께 문자 넣었습니다. BMW가 1~2일 내 업그레이드 대책을 내놓겠다고 하니 조금만 기다려보는 게 어떻겠냐고. 또 실제 앞유리를 깰 경우 사진 확보도 부탁했습니다. 발표된 대책이 미진할 경우 사진자료로 쓴다는 설명과 함께. 그랬더니 '기자하지 마시라'더군요. 그만큼 화가 나신 거겠죠.

 

퍼포먼스 직후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꽤 많은 매체가 이를 다뤘습니다. 분명 제품에 문제가 있고 독특한 퍼포먼스까지 있으니 특이한 소식 좋아하는 기자들은 달려든 거죠.

 

개인적으로는 회사의 추가적인 발표를 앞둔 가운데 왜 아까운 유리창을 깨야 했는지는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아쉬웠습니다. BMW 3시리즈면 유리창 값이나 도색 비용도 만만치 않을텐데.. 결국 하루쯤 지나 BMW코리아는 전 차종을 대상으로 녹 제거 방청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심각할 경우 부품 자체를 교체해 주고, 보증도 2년에서 5년으로 늘렸습니다. 퍼포먼스와는 전혀 무관한, 원래 준비하고 있는 조치였습니다.

 

BMW코리아, 신형 1·3시리즈 녹 제거 방청 캠페인<2012년 12월 4일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DC12&newsid=02801126599755240&DCD=A00203&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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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함의 차이였을 수 있죠. 예민하신 분이 차를 샀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 녹이 슬어 있었단 걸 알면 정말 화 날 수 있습니다. 법규상 교환&환불은 어렵고, 그냥 있자니 방청만 해 주고 끝내겠다고 하고. 화 나죠. 다만 제가 통화하던 4명의 고객 중 3명의 3시리즈 고객은 이 소식을 듣고도 아직 확인을 안 해 봤거나 확인한 후에도 그냥 지켜보는 상황이었습니다. 숫자가 적어 일반화는 어렵지만 어디까지나 케이스 바이 케이스란 거죠.

차량 정비 모습. 글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보쉬 애프터마켓 사업부 제공

어쩌면 이 닉네임 '드록빡' 님에게 영웅심리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뭘 어떻게 해 달라는 요구보다는 퍼포먼스가 앞섰거든요. 독극물 수준의 방청 처리라는 등의 요란하기만 한 구호와 함께 면봉, 휴지, 녹차, 미니카, BB탄 총 등 다소 우스꽝스러운 퍼포먼스가 펼쳐졌습니다. 예전에 어떤 불만 고객이 차로 건물을 향해 돌진하는 그런 막가파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보면 아기자기한 면도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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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자동차 고객 불만은 비슷합니다. 이렇게 퍼포먼스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보통 소송을 가거나 인터넷 상에서 불만을 표출하죠. 일전에 아우디 A4 고객의 사례도 있죠. 딜러가 출하 시점을 잘못 말한 게 화근. 연식과는 무관하지만 어쨌든 잘못 말했다는 점에서 딜러 측 잘못도 있었고, 이미 불만 가득한 상태에서 동호회 전문가 분과 함께 가 보니 차량에 미세하나마 결함이 발견됐다는 겁니다. 역시 저 외에 다른 기자를 통해 기사가 나왔더랬죠. (사측은 결함 아니라고 주장)

 

찌그러진 차 판매한 ‘아우디’ 결국 법정에 서나? <2012년 7월 12일,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http://news.donga.com/3/all/20120711/47698317/2

 

나중에 통화해 보니 이 분, 지금 차 잘 타고 다닙니다. 매우 만족하면서.

 

특히 급발진 관련해서도 이런 저런 제보가 있습니다. 하지만 블랙박스나 CCTV를 봐도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일들이 많습니다. 쉐보레 스파크를 탄 한 여성 고객은 자신의 사고 영상을 이메일로 보내며 급발진이라고 주장하셨는데요. 아무리 봐도 급발진이라고는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브레이크를 안 잡은 건 이해가 안 되지만 내리막길 정속 주행이었거든요. 또 한 분은 주차장 CCTV를 포털에 올리셨는데, 이것도 참 애매~했습니다. 통상 급발진이라고 하면 벽을 들이받고도 계속해서 뒤에 흰 연기가 나도록 달려나가다 일정 시간이 지나야 멈췄거든요. 제가 전지전능하지 않은 만큼 모든 경우의 수는 있겠으나, 상식적인 눈으로 봤을 때 '안타깝지만 증거 불충분'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사안을 일일히 쫒아다닐 순 없습니다.

 

물론 공감 가는 제보도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안에 대해 제조사 측과 협의합니다. 제조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즉각 반응하는 게 보통입니다. 이번 BMW 건도 BMW 측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거나 한 게 아닙니다. 그게 잘 안 되면 저 역시 기사를 씁니다. 법 문제가 아닙니다. 국내 법은 소비자에 불리합니다. 그래서 많은 소비자들이 여론에 기대는 거고요. 법이 잘못됐다면 법을 바꿀 수 있도록 기사에 이 같은 제안도 담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요구가 과도한 경우라면, 이건 다른 모든 소비자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업의 서비스 비용이 '목소리 큰 소비자'에게 집중될 경우, 오히려 점잖은 사람들이 받게 될 서비스 비용과 노력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이래서야 목소리 큰 사람이 장땡이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진짜 문제가 있는 고객의 목소리도 다른 수 많은 불만들에 묻혀버리는 수도 있습니다. 많은 기자들이 소비자 불만은 거의 상대 안 합니다. 왜냐고요? 제보 대부분이 소위 기삿거리 '깜'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부지런함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차의 경우 또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차에는 중고차 가치라는 게 있습니다. 인터넷 등등을 통해 자신의 차량 불만을 널리 퍼뜨릴 경우, 전체 차종의 중고차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하나하나의 불만이 차량의 중고차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그게 쌓이면 온전히 차를 타는 일반 고객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셈이 됩니다. 극소수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고객에 피해를 주는 셈이죠. 몇년 전 쓰레기 만두소 파문을 기억할 겁니다. 만두 소가 쓰레기가 아니었을 뿐더러 일부에 한한 문제였으나, 모든 만두 회사가 휘청였습니다. 차에게도 이런 효과는 있을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자동차의 대명사 볼보가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 후 '볼보차는 중국에서 만든다'는 소문이 퍼졌고, 지금은 그저 그런 중위권 브랜드로 주저앉은 것, 결국 입소문을 통해서였습니다. 물론 사실무근입니다. 볼보는 예나 지금이나 전부 유럽에서 만듭니다.

 

제가 대개의 소비자 불만은 제조사 측에 대신 물어봐 주고 협의해서 좋게 좋게 마무리 짓는 걸 좋아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제품, 자신의 차량 결함에 대해 정비 네트워크에서 충분히 수리 받으시고, 정말 답답할 경우에만 문제제기를 하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희한하게도 10년 넘게 차를 타며 저는 큰 불만이 없고, 제 차를 사랑했습니다. 뽑기 운이 좋았던 건 아닙니다. 처음 탔던 현대차 엑셀은 나중엔 완전히 퍼졌고, 지금 타는 마티즈도 CVT 변속기 벨트가 끊어져 곤란했었더랬죠. 하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결함의 범주 안이었다는 게 제 개인적 판단입니다. 물론 제 성향이기도 하지만.

 

이번 BMW 녹디 건도 마찬가집니다. 안전엔 문제가 없는 부분일 뿐더러 거의 보이지 않는 부분이기에 미관상 문제도 거의 없습니다. 물론 녹이나 방청의 실내 공기질 등 환경적인 문제는 좀 더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지만, 앞서의 전례들에 비추어 봤을 때 그런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결국은 기분상의 문제입니다. 서비스만 더 잘 받는다면 오히려 신뢰를 높일 기회라고도 생각합니다. 뭐 BMW 측에선 고객님들의 불만이 아니라 우리가 잘못한 일이라고 하지만. 제 3자가 봤을 땐 그렇습니다.

 

차, 비싸긴 하지만 신차라고는 하지만 결함이 있을 수 있는 제품입니다. 그리고 원래, 반드시 정비를 받아야 하는 특수한 제품에 속합니다. 물론 서비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든지, 서비스 자체가 부실하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죠.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제가 너무 무르게 생각하는 건가요? 한 수입차 AS담당 직원(BMW코리아 아님)의 말이 기억납니다. "솔직히 제가 통화하는 고객 70~80%는 언론에 제보하겠다고 저희를 협박합니다. 다만 정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 기분상의 문제일 때가 많고, 그럴 땐 저희도 참 곤란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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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김에 고객 불만이 있을 때의 간단한 메뉴얼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당연한 얘기지만) 딜러 정비 네트워크에 방문한다. 신차일 경우 구매 딜러에게도 문제제기한다. 어느 딜러점 누구에게 점검을 받고 어떤 얘기를 들었는지 숙지해 둔다. 정비내역서 등 필요한 내용도 받아두고, 가능하다면 사진도 찍는다. 법규상 안전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을 경우나 3회 이상 동일 결함 반복 땐 교환 환불이 가능하니 향후 관련 기관 혹은 언론사 제보, 소송 등에 미리 대비하자는 취지입니다.

 

2. 딜러점에서 얘기가 안 될 경우 본사에 불만제기 한다. 본사에 담당 부서는 반드시 있습니다. 본사에 '어느 정비소에서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하면 진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직접 해결에 나섭니다.

 

3. 본사에서도 해결 안 될 경우 소비자보호원 등 관련 단체에 제보한다. 소비자보호원 분쟁조정1국 자동차팀이 있죠. 또 자동차 담당 국가기관인 국토해양부에서도 자동차민원 대국민포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단체도 있습니다. 국내에는 아직 큰 규모의 영향력 있는 소비자단체는 없지만 YMCA도 자동차 부문을 신설한 걸로 알고 있고,  그 외 여러 자동차단체가 이제 막 의욕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4. 언론사에 제보한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홈페이지(www.kamja.or.kr) 자유게시판에 올리시든지, 기자들의 이메일 혹은 전화로 제보하면 됩니다. 다만 이 땐 다소 신중하셔야 합니다. 매체에 따라 일단 취재가 들어갈 경우 본인이 제조사와 협상을 하려 해도 기사가 나가버려서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그런 경우를 본 일이 있습니다. 결국 원만하게 잘 끝났지만요. 요컨대 닥치는대로 메일을 보내기보다는 믿을 만한 기자 한 명과 집중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자동차 담당 기자들끼리는 어차피 대부분 친한 편)

 

경험상 '이런 억울한/말도 안 되는 처사가..'로 시작되는 읍소형은 별 효과 없습니다. 일어난 일 그 자체를 6하 원칙에 의거해 깔끔 담백하게 정리해 주시면 기자들이 해당 사안에 대해 판단해 직접 취재를 나가든지, 전화를 하든지 하는 방식으로 취재를 할 겁니다. 예를 들면,

 

'지난 2012년 6월 현대차 서울 잠실지점에서 산 2012년형 쏘나타(2.0 디럭스)가 9월께 갑자기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직후 송파직영점에 가서 정비를 받은 결과 (담당 김XX 엔지니어) 어쩌고저쩌고 진단을 받았고, 무상수리를 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혹은 한차례 무상수리를 받았으나 동일한 현상이 반복됐습니다) 저는 이 사안이 단순 불량이 아닌 안전에 치명적인 사안이라고 판단해 수리를 거부하고 본사에 공식 항의했으며, 소비자보호원 등에 제보를 했습니다. 본사는 ㅇㅇ라고 했고 저는 더 이상 말로 안 된다고 생각해 제보하게 됐습니다.'

 

는 식으로 하면 됩니다. 소비자 이름과 차량번호, 연락처도 필요합니다. 추가 취재를 하려면 연락을 해야 하고, 취재를 들어간다면 제조사 측 입장을 들어봐야 하니까 이름과 번호가 필요한 거죠. 관련 사진 혹은 영상을 첨부해 주시면 좋고요. (많을 필요는 없고 차량 결함 관련)

 

참고로 요즘은 각 차종별로 동호회가 활성화 돼 있는 만큼 본인과 동일한 결함이 있는 다른 사람을 찾으면 기사화 하기 매우 좋습니다. 차 한두개 정도의 결함이라면 개별적으로 처리하고 말 사안이지만, 동일한 문제가 꽤 많을 경우 -이번 BMW 녹 문제 처럼- 리콜이나 전체 무상수리로 가야 하니까 문제가 커집니다. 회사 측의 대응도 빨라집니다.

 

어느 기자에게 제보하느냐.. 는 건 본인 성향에 따라서 하시면 됩니다. 포털에서 기사를 검색하면 관련 기자나 그 기자의 기사 성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니까 그리 어렵진 않을 겁니다. 다만 방송사의 경우 자동차 전담 기자가 없는 게 보통입니다. 진짜 큰 건이 아니고서는 일간·경제·전문지에 제보하는 편이 낫습니다. 어차피 방송사도 진짜 큰 건이면 신문·인터넷 기사를 보고 움직이니까요.

 

5. 다음은 소송입니다. 슬프게도 쉽지 않은 싸움입니다. 우리나라의 법은 너무 멀거든요. 접근도 어렵고, 비용도 부담이고. 일단 판례를 살펴보고, 알음알음 무료법률상담을 받은 후에 (기자의 조언도 듣고) 본격적인 소송에 들어가면 될 거 같습니다. 소비자 대 기업의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는 경우는 별로 못 봤습니다. 보통 항소 한 번 정도. 그래도 1년 이상은 각오하셔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실제 소송에 나서시는 분들은 우리나라 소비자 권익을 위해 총대를 메시는 셈이죠. 아래 기사 참조하세요. 소비자 승소 사례. 2년 걸렸네요.

 

법원, BMW에 “계기판 고장차, 새차로 바꿔줘라”<2012년 8월 7일 경향신문 디지털뉴스팀>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8071205411&code=92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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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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