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저희 회사에 수습기자(인턴이지만 사실상 수습) 몇몇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부끄럽게도 걔중 제 블로그를 보고 들어온 분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입사지원한 곳이니까 이모저모 검색해 보다 들어왔겠죠. 부끄러웠습니다. 제가 막 입사한 4년 전 찌끄린 글들을 보고 회사를 판단했을까봐요. 그래서 회사 소개를 '업데이트'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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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는 2007년 11월 중국어판 아주일보로 시작한 6년차 신생 언론사입니다. 2008년 2월 중국어판이 별지로 나오는 아주경제로 바뀌어 새롭게 출범했죠. (제가 그해 8월 입사) 국내 언론사가 현재 5000개 전후까지 폭발적으로 늘던 2000년대 말 신생 매체 중 하나라고 보면 됩니다. 전체 직원 수는 2012년 5월 기준 150여 명. 그중 기자는 데스크·수습 포함 99명. 10여 명의 데스크와 10여 명의 수습, 10여 명의 편집기자를 빼면 실제 밖에서 활동하는 국내 취재기자는 60여 명이 되겠네요.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주경제와 아주방송/아주모바일/아주M&C(마케팅&컨설팅)/아주중국(중국뉴스부) 등 총 5개 법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가장 큰 규모인 중국뉴스부에도 중국 특파원을 포함, 기자가 10여 명 있죠.

회사는 서대문역에 있습니다. 문화일보, 경향신문 사이 청양빌딩. 2,3,5층을 씁니다. 기자가 있는 편집국은 그 중에서도 2층.

한국일보-문화일보 경제부장-파이낸셜 편집국장-아시아경제 발행인을 지낸 기자 출신 곽영길 대표가 창간, 현재도 대표직에 있습니다. 기자 출신이 이 정도 규모의 언론사 오너 겸 대표라.. 흔치 않은 케이스입니다. 또 얼마 전 서울경제에서 강창현 편집국장이 새로 오셨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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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진 알려고만 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부분. 하지만 더 얘기하자면 고민이 생깁니다. 한 달 뒤면 여기 다닌 지 4년입니다. 얘기하다 보면 어디까지가 사내 보안이고 어디까지가 대외 공개 가능한 부분인지 헷갈립니다. 솔직히 애사심도 쫌 생겼습니다. 애증이랄까요. 무작정 안 좋다고 할 수 없고요, 그렇다고 좋다고만 할 수도 없는 노릇.. 설령 무작정 좋다고 하더라도 그걸 또 누가 믿겠어요ㅎㅎ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회사에 누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입사 희망자에게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 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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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의 현 위치를 이해하려면, 국내 언론사 현황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알아야 해요.

일단 방송사. MBC, KBS, SBS, EBS, YTN 정도는 아실 테고요, JTBC, TV조선, 채널A, MBN, 종편도 아시죠? 여기에 케이블에는 무수히 많은 채널이 있습니다. tvN, XTM 등10여 개의 채널을 보유한 CJ E&M은 보도기능이 없는 만큼 기자는 없지만, PD로써는 좋은 곳이겠죠. 보통의 사람에겐 생소할 수 있지만 한경TV, MTN, 토마토TV, 이데일리TV 등 기자가 있는 케이블 방송사도 무수히 많습니다. PD의 경우, 외주제작사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무수히 많죠.

이중 속된 말로 메이저라 불릴 만한 곳은 위에 언급한 5사(PD의 경우 CJ E&M도 메이저급). 나머지는 준메이저 혹은 속칭 마이너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죠. 물론 마이너 매체에도 좋은 기자는 많지만 파급력이나 전통 등에서 메이저에 못 미치는 게 보편적이죠.

신문도 비슷합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연합뉴스, 한겨레 정도가 메이저로 분류되겠죠. 지면신문 부수도 많고 인터넷 파급력도 높으니까요. 크지 않은 격차로 한국일보, 국민일보, 세계일보, 경향신문, 서울신문 등 종합지와 서울경제, 머니투데이, 헤럴드경제, 이데일리, 아시아경제, 파이낸셜, 통신사 뉴시스 등이 준메이저 혹은 상위 마이너 언론사군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면 대충 맞을 겁니다. 어디가 더 낫냐 왈가왈부는 의미 없어요. 다들 제각각 특성이 있고, 나름의 역할을 하니까.

그 밖에 지방지와 전문지, 외신도 셀 수 없이 많이 있는데 얘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할게요. 조선비즈, 조인스닷컴 등 각 언론사의 계열 언론사들도.

아주경제는 이제부터 등장합니다. 경력기자 이동 상황이나 연봉 조건 업무 환경 등을 감안했을 때 동급 언론사는 아시아투데이나 이투데이, 방송사 중에선 토마토TV 등이 꼽힙니다. 아, 메이저 언론사의 인터넷 계열사, 닷컴류와도 인적 교류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머투나 파이낸셜, 일반 종합지로의 이동도 간혹 있습니다, 기자 성향에 따라 무가지나 전문지로의 이동도 있습니다. 단 소위 메이저로의 경력 이직 사례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주경제가 꼴찌 쪽에 가까운 언론사냐. 그것도 아닙니다. 일일히 언급하진 않겠지만 지금도 수 많은 언론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들보단 먼저 시작한 아주경제가 휠씬 낫습니다. 마이너 혹은 신생매체의 선두주자 격이라고나 할까요. 역시 명목상으론 종합지인 까닭에 사회부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전문지나 마이너 매체에서 이직을 희망하기도 하지요.

2012년 6월 열린 아주경제 워크숍. 다시 보니 슬로건이 '소통하는 즐거움이 가득한 직장 만들기'였군요. 좀 오글거리네요ㅎㅎ

업무환경을 볼까요. 연봉은 대외비니 언급하지 않을게요. 대충 위의 상황과 맞춰 보면 추정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매체 위상이 높다고 할 수 없으니 연봉 역시 비슷한 수준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듯. 경력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 단, 월급은 언론사 치고는 끊기지 않고 잘 나옵니다. 가끔 보너스도 받고.

대개의 신생 매체가 그렇듯 늘 인력난에 시달려 왔습니다. 특별한 인연이 없는 한 유능하다고 평가 받는 기자가 굳이 신생 매체로 이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다만 공채기자(현재 11기까지 있음)를 필두로 기자 라인업이 양질 면에서 좋아진 건 확연히 느낍니다. 저 자체도 예전에 비해 성숙했다고 생각하고요. 아직 제대로 철이 들진 않았지만ㅎㅎ 역시 대개의 신생 매체가 그렇듯 신입과 차장 이상급 사이, 즉 허리 라인의 부재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유인즉슨, 신입을 떼고 나면 이직이 잦은 언론사 특성상 직장 선택폭이 엄청 넓어집니다. 저 역시 3년차를 전후로 이직 제의가 꽤 있었습니다. 몇몇 곳은 지금도 원하면 갈 수 있고요. 제가 잘 나서가 아니라 대개 그렇습니다. 특히 종편이 생긴 지난해 위로부터의 연쇄 인력 유출로 인해, 저희 회사도 엄청난 규모의 기자가 나가고 들어온 것 같습니다.

업무환경은 생각하기 나름. 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만,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든 조직이 그렇듯 부서따라 다르기도 하고요. 창간 10년 미만 경제지가 대개 그렇듯 정부부처에선 아직 찬밥, 일반 기업에선 조금씩 대우를 받기 시작했다는 게 큰 틀이고, 나머진 제각각. '기자'라면 보통 떠올리는 사회부. 있긴 하지만, 취재 환경은 솔직히 열악해 보입니다.

요컨대 메이저는 잘 갖춰진 시스템으로 돌아간다면, 아주경제는 아직 '그냥 본인 하기 나름'입니다. 타사의 시스템이 부럽기도 합니다. 시스템이 갖춰진 경우도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지만, 그래도 잇점이 더 많은 건 분명하니까요.

참고로 기자협회 가입사입니다.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 노조는 아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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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언론사는 결국 좋은 정보와 기사, 이를 유통하는 능력, 이를 종합한 매체력으로 얘기해야죠. 전문적으로 말하면 의제(아젠다) 설정 능력. 저보다 이 글을 보시는 분이 더 객관적으로 파악하시리라 생각합니다만 구태여 부연해 볼까요.

판매부수. 저도 정확히는 모릅니다. 조중동이 100만부가 넘는다 하고, 매경 이하 중견급 매체가 10만~70만부 사이, 신생 매체가 1만~5만부 정도라고 발표된 걸 봤습니다. 뻥튀기도 있겠죠? 제가 아는 한 아주경제가 5만부를 넘을 리는 없습니다. 1만~2만부 사이가 아닐까요. 근데 이제 와서 10만부 미만의 판매부수는 큰 의미 없다는 게 개인적 의견입니다. 신문은 어차피 줄어들고 있으니까요.

주 타깃은 인터넷이겠죠. 참고로 전 현재 뉴스 소비 채널을 TV 30 신문 30 인터넷 30 스마트폰(태블릿PC) 10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중 신문은 줄고 인터넷과 스마트폰(태블릿PC)이 늘고 있는 거죠. 급속도로. 인터넷 중에서도 뉴스 소비는 대부분 포털을 통해 이뤄집니다. 관계자가 아닌 한 직접 사이트를 방문하진 않으니까요. 그 중에서도 약 70% 네이버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네이버의 뉴스공급 시스템 뉴스캐스트 가입 여부가 인터넷 상 메이저-비메이저를 나누는 일종의 잣대가 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아주경제는 아직 네이버 뉴스캐스트 가입사가 아닙니다. 치명적인 약점이죠. 검색은 되지만, 네이버 메인페이지나 뉴스로 노출되진 않습니다. 한국경제의 경우 뉴스캐스트에 올린 메인 기사 하나가 많게는 100만 클릭이나 된다고 합니다. 아주경제는 홈페이지를 통틀어 하루 30만 클릭 전후로 알고 있습니다. 전체 사이트 중에선 200~300위, 언론사 중에선 20~30위 정도라고 들은 것 같아요. (1년도 더 된 얘기. 지금은 어떨까요. 저도 궁금.)

다음으로 많은 유입이 이뤄지는 곳은 다음(DAUM) 입니다. 전체의 20% 정도로 알고 있어요. 여긴 시스템이 좀 다르지만, 아주경제의 상황은 비슷합니다. 검색은 되지만, 메인에 뜬 건 못 본 것 같아요. 네이트, 구글, 야후, 줌 등 다른 포털에서도 검색은 됩니다. 네이트의 경우 저희 기사가 가끔 메인으로 뜬 경우도 봤습니다.

제 경우, 이 같은 유통시스템을 감안해서 기사를 씁니다. 제 기사를 읽는 독자는 업계 관계자, 그 중에서도 어떤 사안에 대해 검색할 정도로 관심이 많은 관계자가 가장 많다는 가정을 합니다. 단독기사거나 유의미한 내용이라면 개별 매체의 매체력과 상관없이 일파만파 퍼져나가기도 합니다. 제가 오전에 쓴 기사내용이 방송 3사 저녁 뉴스에 올라 전 국민의 저녁 식탁에 오르내릴 가능성도 있죠. 물론 무능한 저야 이런 경험이 많진 않습니다. 유능한 다른 기자들은 가끔 이런답디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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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현재고, 앞으론 어떻게 될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계속 여길 다녀야 할지, 조금이라도 더 높은 연봉과 매체력을 좇아 떠돌이 생활에 나서야 할 지. 제 밥줄과 미래가 걸린 일입니다. 일단 과거를 들여다 볼까요. '미래를 보려면 과거를 봐라'는 말도 있고.

지금까지는 나쁘지 않습니다. 2007년 창간 당시 전 직원이 10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5년 새 15배 늘었죠. 매출 역시 비슷한 비율로 늘었겠죠. 참고로 아주경제급 중소 언론사 매출은 대개 100억~200억원 사이입니다. 주식회사가 아니라 공시는 안 나오지만 재정적으론 나쁘지 않은 듯 합니다. 곽 대표의 수완도 뛰어나다는 게 대체적인 평, 게다가 최근 인망 있는 새 편집국장이 오시며 전체적인 분위기도 좋습니다. 분위기만 놓고 보면 창립 4년 반 이래 최고.

지난 4년 반, 미디어시장의 큰 변화 속, 일개 신생지가 수익과 매체력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온 셈이죠.

하지만 앞으론 저로써도 알 수 없습니다. 어떻게 될까요. 우선적으로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비롯, 포털을 통한 노출을 늘려야 할 텐데 쉽지 않아 보입니다. 1년 전쯤 네이버 직원(NHN)을 만났는데 현 뉴스캐스트도 포화 상태라 차별화 없는 신규 매체의 진입은 쉽지 않을 거란 얘길 들었습니다. 일개 기자로써 진행상황은 알 수 없지만 시간이 걸리는 문제겠죠. 그렇다고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신문 시장에서 부수를 확장하는 건 더 어렵습니다.

'매체 유통채널 확대 → 광고수입 증가 → 우수한 기자 영입 → 양질의 콘텐츠 증가 → 매체 유통채널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말이죠. 쉽지 않네요.

물론 긍정적 변수도 있습니다.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아주경제는 20억 인구의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꽤 유능한 기자가 특파원으로 파견됐고 20명 정도 되는 별도 중국뉴스팀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8페이지짜리 별지로 중국어판도 나옵니다. 국내 항공사 기내지엔 없지만, 중국 항공사 기내지엔 아주경제가 있을 정도. 많진 않지만 조간신문이 저녁 때 중국 내 국내 기업에 배포된다고 합니다. 조선일보 등도 하는 방식이죠. 물론 그 양은 많지 않을 겁니다.

지난해부터인가 홍콩문회보란 중국 매체랑 기사제휴도 맺었습니다. 중국어판 별지에는 홍콩문회보 기사가 실려 있어요. 홍콩문회보에도 저희 기사가 실린다고 하고요. 정확히는 모릅니다. 중국 언론 자체가 국영방송사인 CCTV를 제외하면 워낙 중구난방이라서 구체적인 파악 자체가 어려워요. 여튼 무언가 활발한 제휴사업이 벌어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지만.

아주경제에 중국발 '잭팟'이 터진다면 곽 대표가 틈 날 때마다 말하시던 "좁은 한국 땅에서 아웅다웅 할 게 아니라, 글로벌 미디어 시장을 봐야 한다"는 말이 현실이 될 수도 있겠죠. 굳이 이 회사의 구성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허풍'은 듣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언론이 통제된 중국 땅에서 얼마큼 성과를 거둘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중국 등 세계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건 전시(展示) 효과 측면에도 잇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론사야 포장하기 나름. 현재 가시적 성과야 어떻든 '뭔가 하고 있다'는 그 자체로 비전이 있어 보이는 느낌을 줍니다. 속된 말로 있어 보인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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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길어졌습니다. 결론은 내지 않았습니다. 저도 모르는 결론, 답 안나오는 문제, 굳이 고민할 필요 없으니까요. 저야 어쨌든 기자로서 제 할 일을 하면 됩니다. 국민의 알 권리라 하면 너무 거창하고, 제 글로 인해 사람들이 호기심을 다소나마 해소하고, 가능한 선에서 약자를 도우려는 노력도 하고, 저도 제 나름대로 인생공부 하고. 그러면 제가 속한 회사나 사회에도 득이 되겠죠....... 될까요?ㅎㅎ

아주경제 입사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 도움이 좀 되나요. 그래도 지금까지보단 상세한 정보를 얻으셨으리라 믿습니다. 좋은 결정 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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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