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야기2011.11.10 05:16

이 글을 지우는 대신 서문에 부연합니다. 웬지 지우면 제가 짊어져야 할 질타를 피하는 것 같아서요. 본문 속 글은 진짜 강용석 의원의 아버님을 탓하자는 게 아니오, 앞선 서울시장 당시 강 의원이 안철수 교수나 박원순 당시 후보에 대한 의혹제기가 과하다는 걸 역설적으로 지적하고 싶었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옳지 못했다는 게 지금의 제 생각입니다. 어거지도 있었고요. 늘상 느끼지만 글, 기록이란 무섭습니다. 이번 기회에 이럴 깨닫고, 미력하나마 더 신중하고자 할게요. 이상입니다.

강 의원님께서 요새 안철수 등등 타인의 의혹제기에 활발하신 거 같아 검색하던 차에 강 의원 스스로의 이력에 이상점을 발견했습니다.

하버드대에 학력조회를 요청한 건 아니고요. (하는 법도 모르고..) 제가 의심스러운 건 전과 20범인 부친 탓에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성적이 됐음에도 검사 임용하지 못했다고 한 부분입니다.

<‘사시합격’ 강용석, 교도소 수감 아버지 탓 판사 좌절 -문화일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00721010305230680020

기사 내용을 보면 '아버지에 발목이 잡혔다'고 하네요. 실제 강 의원은 자신의 후보시절 홍보 영상에도 '아버지 때문에 검·판사가 되는 걸 포기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죠.

그런데 궁금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3조 3항에는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 ▶연좌제금지]는 조항이 있거든요, 아시겠지만.

좀 더 찾아보니 실제 공무원, 경찰, 검·판사 등 공무일을 보는 모든 실무에서도 본인의 전과가 아닌 이상, 어떤 불이익도 줄 수 없도록 돼 있더군요.

물론 말만 그러고, 검사 정도면 가족 뒷배경 조사 정도는 할 수 있었겠죠. 비록 그게 '불법'(실제 본인 이외의 신원조회는 불법이기도 하고)일지라도. 하지만 예외 사례는 이미 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결론은 강 의원이 실력이 안 되서 떨어져 놓고 아버지 탓을 했던지, 다른 이유가 있던지 중 하나겠죠.

하지만 장학퀴즈 장학금-경기고-서울대-사시 합격-하버드대-국회의원이란 화려한 프로필을 보면 실력은 부족하지 않았을 듯 한데요. 물론 사시 합격자 모두 쟁쟁한 '암기력'을 갖추고 있었겠지만. (시험 합격을 위한 암기력과 올바른 판단을 하는 지적 능력은 별개) 혹시 아버지의 범죄가 아들의 검사 입성에 어떤 장애가 될 정도로 중한 건 아니었을까요.

일단 언론보도 및 강용석 의원 본인의 언급 등을 종합해 보면 그의 아버지는 전과 20범에 교도소를 자주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죄목은 뭐였을까요. 찾을 수 없더군요. 검색하다보니 디씨인사이드에 '횡령'이라는 얘기가 있더군요. 그런데 이건 믿을 수 없으니 차치하죠. 신뢰할 만한 정보는 없었습니다.

다만 프로필과 인터넷 상의 글을 대조하다 보니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언론과 인터넷 글을 종합하면 그는 '마포 못 사는 동네서 살다가 어머니의 향학열로 경기고에 갔다. 장학퀴즈 장학금으로 간신히 대학 학비를 마련해 서울대에 갔다'고 했죠. 하지만 이상했어요.

일단 프로필을 보시죠.


신석초는 마포에 있습니다. 다만 당시 마포가 못 사는 동네였다? 갸우뚱합니다. 더욱이 중학교는 잠실 신천중. 이 곳은 1980년대 초 당시 아파트가 들어서고 올림픽을 개최한다 하여 나름 안정적 수입이 있어야만 들어올 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당시 고교평준화가 실시된 만큼 경기고 등 '이전 8학군'으로 오려면 최소한 잠실은 와야 한다는 생각에 이 곳에 왔겠죠.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 터인데요. 장학퀴즈로 대학 등록비를 마련했다는 건 단순 효심일 순 있어도 최소한 못 살지는 않았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이 가정이 사실이라고 하면 '아버지가 수시로 감옥에 드나드는 20범인데 못 살진 않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더욱이 '판·검사 임용에 지장을 가게 했다'면, 과연 어떤 범죄였을까요.

그리고 흑색·비방선전이 난무하는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왜 이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을까요. 제가 기억하기론 노무현 대통령 선거 당시 그는 '부인의 조부가 월북했다'는 이유로도 공세의 대상이 됐었는데요. 그가 앞으로 좀 더 책임있는 자리에 오르게 된다면 이 문제도 제기될 순 있겠죠.

각설하고, 요약하면 그는 선거 때부터 아버지 탓에 판·검사를 못했다고 하는데, 그런 법률이 없어 당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선거 때 이를 주제한 영상까지 쓴 모양이니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현 판·검사 임용체계가 헌법을 위반하고 있던지. 선거법 위반까진 모르겠습니다만.

한나라당 복당, 국회의원 재선.. 어떤 이유에서인지 강 의원은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교수를 비판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뭐, 이건 그의 말마따나 정당한 문제제기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정당하기 문제제기 하겠습니다. 세금을 별 문제없이 내고 있는 한 시민으로써, 유권자로써, 당신은 정녕 아버지 탓으로 판·검사에 임용하지 못한 것입니까. 그렇다면 당신의 아버지는 법으로도 허용하고 있는 임용에 실패할 정도로 중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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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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