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2010.12.05 19:19

*목차
한미 FTA 재협상 / 신형 그랜저 사전계약 실시 / 벤츠 쿠페 CL63 AMG 신모델 출시 / 현대건설 인수전 '개싸움' 양상 / 현대차 울산 1공장 조업재개 3시간만에 다시 중단

6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신형 그랜저. 내달 출시.


*한미 FTA 재협상 합의.. "자동차 잃었다?"
지난주 일요일에는 당직이라 회사에 있었는데, 한미 FTA 때문에 쉴 틈이 없었습니다. 이 이슈가 주요 일간지 메인을 도배했죠. 실제로는 어떤 손익이 있을까요.

미국 수출 관세 2.5% FTA 비준 후 4년 뒤(5년째)로 연장. 즉 내년(2011년) 비준시 2016년이 되겠죠. 원래 3000cc 이하에 대해서는 당장 하기로 했는데 미국에 내 준 거죠. 반대로 미국은 현 8%에서 당장 4%, 한국과 같은 시기에 역시 관세 0%로 이전해요.

관세 0%가 다소 늦춰진 건 아쉽지만 업계에서는 아무리 좋은 내용도 미 의회를 통과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일단 반기는 분위깁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현대기아차가 "좋다. 빨리만 비준해 달라"는 입장을 발표한 것도 그 때문.

현재 한국차(현대기아차)의 대미 수출은 약 95만대(GM대우 5만대 포함). 이중 현지생산이 45만대에 달하니까 50만대가 이르면 6년 후부터 관세 혜택을 받겠죠. 그런데 6년 후면 까마득히 먼 얘기네요. 손익계산서를 벌써 낼 순 없겠지만, 일단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건 반길만한 일.

부품관세 철폐, 중소부품 수출 활성화 기대감. 글쎄.. 이건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섣부른 기대수치도 나오고 있는데, 뭐 국내 부품사가 관세 때문에 경쟁력 없어서 수출 안 하고 있을까요. 그랬으면 좋겠지만 사실 구색맞추기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판로가 없기 때문이죠. 현지 공장도 일부 부품은 국내에서 보내지고 있기 때문에 현지 공장 경쟁력도 강화된다고는 하는데 대부분 부품 역시 현지에서 생산되는 만큼 큰 효과는 없을 듯.

전기차 관세 철폐(4년간) 조항도 있는데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CT&T 같은 국내 전기차 업체도 이득을 볼 수 있을지 알아봐야 할 듯. 일단 업계서는 미국차가 전기차 부문에서 약간 앞선 만큼 유리할 걸로 보고 있지만, 여전히 상용화 하기엔 비싼 전기차, 관세보다는 정부 보조금이 관건이겠죠.

그 밖에 화물차 부문에서 발효 7년째부터 9년까지 25% 관세 균등 철폐가 이뤄졌는데요, 트럭 부문 교류는 미미한 수준이어서 큰 영향은 없을 듯 합니다. 미국 픽업트럭 시장은 미국 브랜드의 자존심이 워낙 세서 관세가 아니더라도 진입이 어렵고, 반대로 한국 시장은 뭐.. 너무 작네요.

수입차 규제 8→4%→0% 전환, 관세 인하가 곧바로 이뤄지는 데다 연비·안전규제 완화도 이뤄냈기 때문에 미국 수입차는 반길 만한 일이죠. 일본 수입차도 미국 공장서 생산, 국내에 들여오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아마 득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관세 혜택에 더해 회사별로 2만5000대 이하는 미국서 안전 혜택 받았으면 굳이 한국에서 안전 검사 받을 필요 없다는 것과 6500대까지는 2012년 적용되는 한국의 연비·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에서 약 19% 완화된다는 것. 뭐 미국차가 연비 나쁘다는 것 인증한 셈이죠. 어쨌든 미국 수입차 업체들은 기대감에 차 있을 겁니다.

세이프가드가 뭐야?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라는 조항이 추가됐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서 뭔지 알 수는 없지만, 자국 내 수입이 급격히 늘 경우 이를 제한할 수 있다는 건데요. 이를 빌미로 미국이 어떤 딴지를 걸 지 몰라 불안합니다. 한국 쪽에서는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의미 없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숫자가 없어서 어떤 식으로 악용될 지 모르겠습니다. 미국 놈들이 '아무런 의미 없는' 조항 추가하려고 재협사을 부르짖었겠습니까.

전체적으로 보면 각 협상대표가 자국 내 국·의회를 설득시키기 위한 재료들이 이번 재협상에서 통과된 것 같습니다. 완성차 쪽에서 많은 양보를 했다고는 하지만, 한-미 외교관계를 감안하면 빠른 비준을 위한 현실적인 타협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를 토대로 우리가 얼마나 해 먹을 수 있느냐죠.

6일 기사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헤럴드경제. 다들 '자동차 내줬다'였는데 '양국 소비자가 승지라'라고 제목을 달았더라고요. 내용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어쨌든 미국 제품을 더 싸게 살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선택폭은 더 넓어졌다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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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랜저(그랜저HG) 예약판매 개시.. FTA 때문에 다소 뭍혔는데 내년 1월 출시하는 그랜저가 6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했습니다. 내·외관 및 일부 제원도 공개했는데요, 어쨌든 내년 상반기 '핫 신차'입니다. 이벤트도 잔뜩 걸려 있으니까 사실 분은 미리 계약해 두시는 편도.

신형 그랜저 인테리어. 이날 첫 공개됐죠.


*메르세데스-벤츠 뉴 제너레이션 CL63 AMG 출시.. 벤츠의 스포츠 쿠페 CL 63 AMG의 풀체인지 모델이 나왔습니다. 힘 세지고, 연비 높아지고, 가격도 900만원 오른 2억1800만원. 비싸요ㅠ

벤츠 뉴 제너레이션 CL63 AMG.


*현대건설 인수전 '이전투구' 양상..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간 현대건설 인수전이 갈수록 '개싸움'이 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문화일보 등 언론이 현대그룹-채권단 간 내부 문서를 공개하며 이를 부추기고 있는데, 사실 새로운 내용이 있다기보다는 현대차 측의 '언플'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그럼에도 현대그룹 쪽으로 많이 기운 것 같네요. 원칙과 절차대로라면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게 맞으니까요.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 '승자의 저주'도 우려하고 있지만, 우려된다고 해서 공식적인 입찰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지켜보죠.

*현대차 울산 1공장 생산재개 3시간만에 중단.. 신형 엑센트, 베르나, 클릭 등 소형차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에서의 비정규직(사내하청) 노조 점거 파업이 20일을 넘기고 있습니다. 6일 오전 현대차가 우회 방식으로 생산 재개를 시도했으나 노조 측이 전원을 차단해 3시간 만에 중단됐습니다. 사측-정규직 노조-비정규직 노조의 3자 협의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베르나는 수출이니 소비자한테 직접 관련은 없지만, 신형 엑센트 주문 고객은 당분간 더 기다리셔야겠네요. 급하신 분은 프라이드(기아)나 젠트라X(GM대우)로 고고싱~

Posted by 김형욱